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9.25 화 16:50
상단여백
HOME 미디어뉴스 비평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의미 있는 시작, 논쟁을 위한 도발 통했다!여전히 해법 안 보이는 고차방정식, 고부 갈등
장영 기자 | 승인 2018.04.14 14:03

MBC가 파일럿으로 준비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첫 방송 후 논란이다. 방송은 시작 전부터 논쟁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는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풀기 어려운 방정식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3회로 준비된 파일럿 전체를 보지 않는 한 섣부른 판단은 바람직하지 않을 듯하다.

논쟁을 위한 시작;
결코 풀어낼 수 없는 고부 갈등, 각자의 시선만으로 해답을 찾아갈 수 있을까?

고부 갈등으로 인해 이혼하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싸움을 피하기 위해 멀고 먼 가족으로 남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고부 갈등은 심각한 문제다. 고부 갈등이 무서워 결혼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을 만큼, 이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를 파일럿 프로그램이 품었다. 

이 프로그램은 준비 과정부터 논란을 예상했을 것이다. 왜 제작진은 논란이 일 것이 분명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을까? 논쟁을 위한 준비라는 점에서 제작진의 의도는 첫 회부터 적중했다.

MBC 새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솔루션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이들에게는 실망이 될 수도 있다. 제작진은 그 어떤 솔루션을 주려고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 스스로 이 상황을 느끼고 반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예능이 아닌, 교양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1부가 전지적 며느리 시점이었다면 2부는 전지적 시어머니 시점, 3부는 남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한다. 제작진은 전문가를 내세운 해법보다는 각자의 시선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정확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시선들을 공유한다면 결국 해답을 찾는 길도 보일지 모른다.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은 도발적인 시도를 한 셈이다. 욕먹을 각오하고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편을 모두 보고 평가한다면 좋지만, 모든 시청자들이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첫 방송에서 모두 드러났다.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가 만삭인 상태로 명절 시댁으로 가서 일만 하는 장면은 상징적이어서 강렬했다.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거세게 일 수밖에 없었다. 며느리의 고통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MBC 새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시아버지는 무거운 짐을 들고 온 만삭의 며느리보다 손자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시어머니는 만삭의 며느리가 들어오자마자 차례 준비에 투입시킨다. 일만 하는 것도 고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 둘째를 낳지도 않은 상황에서 셋째 이야기를 하는 시어머니의 말들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일을 하고 싶은 며느리는 둘째를 낳으면 그것으로 더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시어머니는 무한반복하듯 아이를 더 낳으라는 말만 한다. 손자를 좋아하지만 제대로 놀아주거나, 아이 밥을 먹여주는 일도 없다. 아이 밥을 먹이고, 뒤늦게 자신의 밥을 챙기는 며느리에게 시댁은 정말 가고 싶지 않은 공간일 수밖에 없다.

첫 방송에서 세 가정 며느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중 김재욱 아내 박세미에 대한 언급이 많은 것은 만삭이었기 때문이다. 오직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꼬집기 위한 관찰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하지만 일반인의 출연은 세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방송으로 인해 김재욱과 그 가족에 대한 비난은 의외로 컸다. 

MBC 새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김재욱이야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가족들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문제다. 일반인들이 방송에 나왔을 때 받을 수 있는 최악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부 갈등은 김재욱과 박세미 부부와 시댁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가정이 겪고 있는 문제다. 

시청한 이들의 극단적 반응은 이 프로그램의 가치를 증명한다. 일반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문제로 다가오지만, 분명한 사실은 거의 모든 며느리가 겪고 있는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감정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대리만족이 아닌, 공감하며 욕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끼는 수많은 며느리들에게는 시원한 프로그램일 수 있다. 함께 모여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고부 갈등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은 중요한 가치이니 말이다. 도발적인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과연 3부작을 끝낸 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