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스캔들에 출연 중인 고은아가 자신의 데이트 상대를 앞에 두고 친동생인 미르와 껴안고 뽀뽀를 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그와 관련하여 네티즌들 사이에는 찬반론이 대두되면서 상당히 열띤 논쟁을 펼치고 있는데요. 저는 그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불과 나이가 3-4살 차이 밖에 안 나는 성인 남매들이 서로 입술에 뽀뽀를 하며 지내는 것이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고(실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댓글상으로는), 그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습니다. 게다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고은아와 미르를 옹호하면서 비판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이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는데요.

그렇게 고은아를 이해한다며 그럴 수 있다는 사람들은 "비록 나이는 3살 차이 밖에 안 나지만, 어릴 때부터 고은아가 미르에게 엄마노릇을 하면서 남매간에 친하게 자랐다면 입술뽀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순수한 남매간의 애정표현일 뿐인데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변태적인 상상을 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일반화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보수적으로 생각한다." 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와 데이트 중에 벌인 행각

고은아는 스캔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일반인 남자와 서로 데이트 중이었습니다. 고은아는 그 일반인 남자가 꽤 맘에 들어서 미르를 불러 상견례를 시켜줬는데요. 그런 자리에서 남자를 옆에 세워두고 미르와 서로 껴안고 입술에다 뽀뽀를 한 것입니다.

뻔히 데이트 중인 남자가 옆에 있는데 아무리 남매간이라지만, 지금은 왜 안 되냐며 원래 했던 대로 사랑(뽀뽀)해달라며 억지로 껴안고 입술에다 뽀뽀하는 것이 이해가 되시나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왜 안 되는지' 모르는 고은아와 이걸 이해한다는 사람들은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가 얼마나 쿨(?)하길래 '그럴 수 있다, 당연하다'고 하면서 넘어가는지 말이죠. 정말 당신이 데이트 중에 애인의 동생 혹은 오빠가 왔는데, 당신을 앞에 두고 저렇게 서로 껴안으면서 입술에다 뽀뽀를 한다면 아무렇지도 않으신가요?

평소 남매간에 우애가 좋아 둘이 있을 때는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사실 그것도 이해는 안 가지만), 데이트 중인 상대를 앞에다 두고 그러는 행위는 정말 아니었죠.

남매의 애정표현 VS 연인의 애정표현

저는 솔직히 성인인 남매가 서로 껴안고 입술에 뽀뽀하고 그러는 것이 이해가 안가지만,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전제를 두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애정표현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방송에서 보여준 행동은 아무리 다시 봐도 남매간의 애정표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혹자는 캡쳐화면이라서 더 선정적으로 보이는데, 실제 영상을 보면 그냥 별일 아닌 것처럼 지나갔다고 하는데요. 그럼 거기서 한 몇 분간은 진하게 딥키스라도 했어야만 문제가 된다고 하실 건가요?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남매의 애정표현은 외국인들이 서로 만나고 헤어질 때 볼에다 뽀뽀하는 것처럼 가볍게 하는 것을 생각했는데요. 서로 뽀뽀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서로 친근함을 과시하는 그런 정도랄까요.

그런데 고은아와 미르의 입술 뽀뽀는 그런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꼭 껴안으면서 입술을 지그시 누르며, 마치 연인이 서로 애정표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하죠. 처음 만나자 마자 찰싹 안겨서 떨어지지도 않고, 그렇게 뽀뽀를 하고 난 후 차에 타기 전에 다시 한 번 미르에게 쏙 안겨서 따뜻하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구요. 남매간에 친근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자가 연인 오빠에게 애교부리고 어리광 부리며 자꾸 안기고 스킨쉽을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니 고은아와 미르의 입술 뽀뽀를 보고 근친상간을 떠올리며 극단적으로 상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고은아와 미르가 입술에 뽀뽀를 했다고 해서, 그들이 근친상간을 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분명 그런 상상을 하며 함부로 그들에게 음담패설이 담긴 비난하는 것은 삼가야겠지요.

암튼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에서 23살과 20살의 남매가 얼마나 많이 서로 껴안으며 입술에다 뽀뽀를 하고 지내는지는 모르겠지만(반응들을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고, 그것을 부러워 하지만),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대부분의 남매는 서로 껴안은 채 입술에다 뽀뽀를 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 아주 어릴 때야 그럴 수 있다지만, 사춘기가 지나 성인이 되고난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입술에 뽀뽀를 하는 것은 연인들 사이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해왔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그것은 어릴 때 남매가 벌거벗고 함께 목욕하고 그랬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오히려 이제 갓 성인이 된 미르가 머리를 움켜쥐며 죄송하다고 할 정도로 다른 사람 앞에서의 그런 행위가 잘못된 것을 알고 있는데, 성인이 된지 3년이 지난 고은아가 모른다면 그것은 고은아 개인이 '무개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이런 고은아 논란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보수적이고 변태성향으로 몰아가며, 남매 사이에 충분히 그럴 수 있으니 순수하고 아름답게 받아들이라는 사람들을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진정 고은아와 미르의 이런 모습들이 남매가 서로 친해서 보기 좋고 훈훈한 상황인가요? 당신이 고은아와 같이 데이트를 하던 그 사람 입장이라면 이해하고 기분 좋게 바라봐 주실 건가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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