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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8회- 3만 살 아이의 백만송이 장미, 이지은과 이선균 딜레마에 빠지다불안한 딜레마 상황, 변수는?
장영 기자 | 승인 2018.04.13 13:25

위험하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모두가 공멸할 수 있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의도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관계가 오히려 독이 되어 지키고 싶은 사람을 몰락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은 끔찍하다. 각자의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빠진 그들은 위험하다. 

3만 살 아이의 집;
지안의 모든 행동은 동훈을 붕괴시키려는, 준영이 원했던 함정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던 지안. 자신이 태어나 이렇게 따뜻한 느낌을 받아본 적이 언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행복 자체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왔던 지안은 동훈을 만나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감정이 뭔지 몰랐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그 마음은 바로 사랑이었다. 

지안이 행복해지면 안 되는 이가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래서 사랑할 수 없어 괴롭힘으로 그 감정을 대처하는 불법 사채업자 광일은 불편하다. 지안이 자신에게 종속되어야 한다고 믿는 자에게, 환하게 웃으며 평범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지안의 모습은 불안하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어느 순간 훅 들어와 버린 남자 동훈. 지안은 그게 어떤 감정인지도 모른다. 학창시절 자신과 할머니를 괴롭히고 폭행하던 사채업자를 죽인 후 그녀의 인생 역시 사라졌다. 그런 지안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동훈을 통해 지안은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집 근처까지 배웅해주고 가는 동훈을 향해 지안은 "화이팅"이라고 조용하게 외친다. 그게 "파이팅"으로 들리기는 하지만...지안으로서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인생에도 관심이 없던 지안이 누군가에게 힘을 불어넣는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윤희는 뒤늦게 깨달았다. 자신이 한심하게 이용을 당했다는 것을 말이다. 윤희가 준영과 바람이 난 것은 그가 좋아서라기보다 답답한 동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남들처럼 욕심도 없고, 가족에 대한 가치를 크게 여기는 동훈이 어느 순간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서 동창인 준영이 좋았을지 모른다. 

욕심껏 노력해 사장이 되어 있었던 준영은 남편과 달랐다. 그래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겼다. 결혼 후 사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윤희는 어느 순간부터 동훈의 삶과는 다르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벌어지기 시작한 틈은 그렇게 다른 남자를 원하게 만들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지안이 들려준 준영의 본심을 알게 된 후 윤희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자신이 준영을 만난 것 자체가 한심한 짓이었다고 느끼고 마지막을 알린 윤희는 결국 동훈을 지키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어떤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삼형제 어머니인 요순의 생일에 모두 모인 가족들. 그들은 행복했다. 이혼하겠다는 첫째도 이제는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불안한 둘째의 문제는 동훈 외에는 알지 못한다. 어려움은 있지만 행복한 이 가족. 그들의 왁자지껄한 이야기를 듣는 지안의 무표정 속에는 강렬한 동경도 함께하고 있다.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너무 평범한 가족의 일상.

동훈은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할 기회가 생겼다. 동훈은 원하지 않지만 현재 사장인 준영의 연임을 막기 위해 동훈이 필요하다. 회사 내에서 동훈보다 더 적합한 인물이 없다. 더욱 反 준영파에게는 동훈이 절대적이다. 그렇게 동훈의 마음과 달리, 그는 상무 후보가 되었다. 

좋은 실적과 아무런 흠결도 없는 동훈은 가장 적합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순수함과 솔직함은 불안 요소다. 준영이 동훈이 상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안을 찾아 천만 원을 주며 부탁한 내용은 그래서 씁쓸하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동훈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준비하던 과정, 그 모든 것들이 준영이 원하는 함정이라는 사실을 지안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동훈이라는 인물에게 여자와 단둘이 밥 먹고 술 마시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 평범할 수도 있는 이 행동이 동훈에게는 특별한 감정이라는 것을 지안은 뒤늦게 알았다. 

연기를 하고 싶지만 유라는 10년 전 트라우마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간만에 오디션을 보러 간 자리에서 국어책을 읽는 듯한 유라의 연기. 감독의 말 한마디에도 눈물부터 흘리는 유라는 힘겹기만 하다. 벗어나고 싶지만 지난 10년 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유라는 기훈에게 활발했던 자신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요구한다. 

"나 원래대로 펴놔요"라며 오열하는 유라에게 기훈과 만났던 10년 전 영화 현장은 운명을 바꿔 놓았다. 지독할 정도로 연기 지적을 받은 후 무너져버렸던 유라. 그래서 유라는 무너진 사람들을 좋아했다.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한 조롱이 아닌 동질감과, 행복해 보이는 그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조금씩 생각과 결정이 늦는 기훈은 청소일을 하다 유라의 집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자신이 최선을 다해 정성껏 펴놓겠다고 다짐한다. 그런 기훈에게 한 번 안아 달라는 유라. 그리고 그런 유라를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기훈. 그들은 그렇게 새로운 관계를 시작했다. 

동훈에게 접근해 지갑을 훔친 광일과 그런 상황을 도청을 통해 알게 된 지안은 직접 사채업자를 찾아갔다. 먼저 찾아가는 일이 없었던 지안으로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동훈의 지갑을 되찾은 지안. 그런 지안에게 "좋아하냐"는 광일의 질문에 "좋아한다"는 지안의 말은 그저 하는 말이 아니었다.

'정희네'에서 술을 마시던 동훈은 정희에게 지안 이야기를 한다. 3만 살이라는 아이가 있다는 말로 시작한 동훈은 지안을 걱정하고 있다. 왜 자꾸 태어나는지 모르겠다는 지안. 동훈은 안다고 한다. 여기가 집이 아닌데, 자꾸 여기가 집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다시 오는 것이라 한다. 다시 태어나지 않고 어떻게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고민하는 동훈에게 정희는 노래 '백만송이 장미' 노래 가사로 답한다. 미워하고 사랑하는 감정들. 그 지독한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곧 반복해서 태어나지 않고 자신의 집을 찾는 길이라는 우문현답은 씁쓸하지만 아름답게 다가온다. 한 번이면 족한 삶을 수없이 반복해서 태어나 그 의미를 찾지 못하는 지안에게 해답은 후회 없이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이 곧 자신의 집을 찾는 길이라는 의미이니 말이다. 

라트비아, 러시아,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는 심수봉이 사랑 이야기로 개사를 해서 부른 '백만송이 장미'는 <나의 아저씨>와 너무 닮았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뿐 백만송이 꽃이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라는 말은 동훈이나 지안, 아니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일이니 말이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저앉아 우는 동훈. 그 울음소리를 듣고 있던 지안은 불안하다. 잠시 흐느끼던 동훈은 나지막이 "화이팅"을 외치고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지안에 건넸던 응원을 받아 스스로에게 다시 힘을 주는 동훈의 모습은 깊게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배신감에 힘겨워하는 윤희를 바라보며 애써 재판 일로 치부해 "졌어"라고 묻자 "이길 거야"라고 답하는 윤희. 두 사람은 서로가 모른다고 생각하며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유학 중인 아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여자 친구가 생긴 아들에게 "예뻐? 착해?"라고 묻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엄마가 "예뻐? 착해?"라 되묻는다. 그런 아들에게 "엄만 훌륭해"라고 답하는 동훈은 가족을 지키고 싶다. 

모든 이들이 딜레마에 빠지기 시작했다. 당장 지안은 자신이 한 모든 행동이 동훈을 위기로 몰아넣는 것이라는 것을 준영을 통해 알게 되었다. 거짓말하지 못하는 동훈은 지안과의 그런 관계에 흔들릴 수도 있다고 확신했다. 모든 상황은 교묘하게 연결되며 딜레마를 만들고 있다. 

어느 하나가 잘못되면 모두가 무너질 수도 있는 기괴한 상황은 그래서 불안하다. 불안한 딜레마 상황에서 변수들 역시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동훈과 이를 통해 붕괴시키려는 준영 사이에 윤희라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 변수를 단순화할 수 있는 윤희는 가장 중요한 순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존재로 다가온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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