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두 사람이 처음으로 웃었다. 웃는 그들을 바라보던 사채업자 광일의 묘한 표정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지안의 웃음. 낯선 남자 앞에서 웃는 지안을 바라보는 광일이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불안하기만 하다.

지안이 웃었다;
준영을 향한 동훈의 분노는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자신의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던 동훈이 변하기 시작했다. 자기 아내가 직장 상사와 불륜이 났다. 대학 후배 중 하나는 부인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회사 사장이 되었다. 그 안에 끼어버린 동훈은 두 사람이 불륜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혼란스러웠다.

준영이 회장과 함께한다는 사실을 알고 동훈은 직접 캠핑장을 찾았다. 의외다. 단 한 번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던 동훈이 무례일 수도 있는 행동을 했다. 동훈을 주목하고 있던 장 회장 역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모닥불을 피우고 그렇게 있는 것 자체를 특별한 가치로 여기는 장 회장. 그곳에 초대 받지 않은 동훈이 등장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동훈의 등장으로 준영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이 저지른 죄를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동훈도 더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준영에게 분노하며 자신의 아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 윤희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텐트 안에서 아내의 장갑 한 쪽을 발견했다. 너무 명확한 상황에서 준영도 부정하지 않는다. 아내 윤희가 불륜 중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이런 상황에서 동훈은 아내 몰래 상황이 정리되기를 바란다. 이건 사랑일까? 동훈은 강박적으로 아내를 지키려고 한다.

유학을 간 아들이 아버지의 특기가 뭔지 묻는다. 특기라는 것을 가져보지 못한 동훈. 그건 동훈만의 고민은 아니었다. 가난한 살림에 그저 공부하는 것이 전부였던 삼형제에게 고상하게 특기라는 것은 존재할 수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술'이 특기가 된 삼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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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동훈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부모는 사망했고, 손녀 지안이 할머니는 부양하고 있다. 요양원에서 돈이 없어 나왔다는 말을 듣고 동훈은 손녀는 부양 의무가 없다고 한다. 누구도 지안에게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 누군가 지안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해줬다면 많은 고통을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목적을 가지고 밥을 사 달라고 했던 지안은 이번에는 달랐다. 그런 지안에게 술을 사주겠다는 동훈은 그녀에게 감사했다. 지안은 자신에게 호의를 보인 것이 동훈이 유일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에게 김치도 주고 하던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자신을 떠나갔다고 했다.

세상에 착한 사람은 없다는 지안에게 4번이 어디냐며 한 번도 그런 호의를 보이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라며 그 사람들은 정말 착한 거라는 동훈. 식사를 하고 음식까지 따로 주문해 할머니를 가져다주라는 동훈의 마음에 지안은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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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의 변화는 지하철에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였다. 그런 변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밥 사줘요"라는 요구로 드러났다. 동훈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안은 차라리 퇴사를 하라고 하지만, 현실이 지옥이라는 동훈. 지안은 그런 동훈에게 "내가 대신 죽여줄까요?"라며 섬뜩하지만 본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훈과 준영은 거짓말을 했다. 동훈은 박 상무에게 의문의 전화가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어 숨겼다. 준영은 장 회장의 질문에 자신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음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윤희를 두고 거짓말을 했다. 그 거짓말은 분명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돌아온 부메랑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알 수 없다.

'정희네 집'은 망가진 사람들이 찾는 유일한 안식처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그곳에 '망가져서 사랑스럽다'는 용감한 유라가 등장했다. 기훈을 짝사랑하는 유라는 그동안 지독한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연기를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그렇게 주목 받던 유라는 무너졌다. 그런 유라는 청소일을 하고 있는 기훈을 보며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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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유라 역시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망가져서 사랑스럽다는 말은 그런 의미였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동질감. 그 동질감 속에서 편안함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유라를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그녀를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 아니냐는 말이 당연하게 들릴 정도로 말이다.

동훈과 준영은 회사 옥상에서 언성을 높이고 분노한다. 준영이 그렇게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지안이 들려준 진실 때문이다. 준영의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모든 진실을 파기해버린 동훈. 그런 동훈의 행동에 준영은 안심했다. 공격을 당할 이유가 사라졌으니 말이다.

기세등등해진 준영은 오히려 동훈을 공격했고, 그런 준영의 행동에 분노한 동훈은 처음으로 흥분했다. 자신이 "망가지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한번 해보자"라고 외치는 동훈은 변했다. 그 변화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는 없지만, 지안의 선택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지안은 준영의 윤희에 대한 평가를 녹음해 두었다. 왜 유부녀를 만나느냐는 질문에 준영은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분노하며 쏟아냈다. 이를 윤희가 듣게 되었다. 밀회를 나누던 호텔. 그날도 모닥불을 피워야 한다며 자신의 전화도 받지 않던 준영. 그렇게 나오던 윤희 앞에 등장한 지안을 보며 놀랐다. 자신도 알고 있는 살인 전과를 가진 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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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이 들려준 준영의 본심을 듣고 그녀는 캠핑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텐트에는 며칠 동안 누구도 오지 않았음을 확인해주듯 눈이 쌓여 있었다. 준영이 자신을 멀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농락했음을 알게 되었다.

윤희의 분노와 그녀의 복수는 두렵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남편인 동훈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알게 되는 순간 준영을 몰락시키는 역할은 윤희가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준영의 그 한 마디는 지안에 의해 녹음되었고, 이는 부메랑처럼 윤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집으로 향하던 지안은 가슴이 뛰는 상황을 맞이했다. 함께 식사와 술을 했던 가게에 동훈이 홀로 찾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지안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그와 함께 하고 싶다. 그런 그녀를 뛰게 만든 것은 동훈의 한 마디였다. "안 왔어요? 예쁘게 생긴 아이"라는 동훈의 말에 지안은 뛰기 시작했다.

맥주를 마시고 계산을 하던 동훈 앞에 뛰느라 상기된 지안이 등장했다. 그리고 술 한 잔 더하자는 지안. 그런 지안과 술을 마시는 동훈. 서로를 바라보며 술잔을 꺾지 못하고 계속 술을 마시던 그들은 웃었다. 지안이 그렇게 순수하게 웃는 것은 언제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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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운명에 살인자까지 되어야 했던 지안에게는 웃을 일이 없었다. 세상을 탓하고 분노해왔던 지안. 그녀는 인력파견 회사에서 동훈이 자신을 뽑아줬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왜 뽑아줬냐는 지안의 질문에 동훈은 "특기가 달리기라서"라고 했다.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닌 그저 달리는 것이 좋았던 지안. 그렇게 지안은 자신에게 변화를 이끌고 있는 동훈 앞에서 웃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두 사람.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한 남자. 사채업자인 아버지의 죽음. 그 뒤 자신도 사채업자가 되어 아버지를 죽인 지안을 괴롭혔다. 단순한 복수만은 아니다. 광일은 지안을 좋아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지안을 평범하게 좋아할 수 없었던 광일을 지독한 방식으로 그녀를 속박해왔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폭력이 일상인 상황에 노출되어 커왔던 광일에게는 그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 그녀가 아저씨 앞에서 웃는다. 그게 묘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광일의 표정은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지안이 행복해지는 일은 광일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이야기는 극적인 변화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감춰야만 했던 진실이 드러나며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 폭발은 주변에 있던 이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이야기는 변곡점을 맞았다. 지안의 행복한 웃음도 동훈의 분노도 모두 변화를 위한 시작이다.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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