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지금의 러브라인 구도는 그들이 나와서 ‘사랑’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주체가 아이돌이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으니까요. 많은 이들의 우상으로서 기능하는 이들이 실제 성격의 일부를 공개하고 스스럼없는 태도로 연애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사실이 예전과 다릅니다. 우결은 조권-가인의 아담커플이 대히트를 치자 이젠 아예 등장 커플 모두를 아이돌로 도배를 해버렸고, 잘나가는 포맷을 그대로 이식하는데 탁월한 뻔뻔함을 보이는 SBS 예능국도 슬그머니 패떴2에 택연-윤하 조합을 끼워 놓았죠. 등장하는 프로그램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여러 경로로 애정행각을 과시하는 이들의 대담함, 혹은 다양함은 새로운 러브라인 시대의 도래를 보여주고 있어요.
게다가 아시아를 무대로 넓어진 아이돌들의 활동 반경은 이런 가상 러브라인 구축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필리핀을 비롯한 몇몇 동남아 팬들에게 아이돌의 가상 연애는 친숙한 포맷이기도 하기에 판권을 판매하는 방송국이나 인지도 확산을 노리는 아이돌이나 모두 만족할만한 시도인 것이죠. 우결에 출연 중인 6명의 스타들이 모두 해외 활동에 활발한, 혹은 계획 중인 그룹의 멤버라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닉쿤과 빅토리아가 외국 출신의 아이돌인 것 역시 마찬가지이죠. 아이돌의 사랑 이야기는 이제 단순히 국내에서만 소비되고 유통되는 단계를 넘어섰어요.
글쎄요. 이런 달콤한 사랑 이야기가 얼마나 더 인기와 지지를 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대세인 아담커플의 생명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이돌의 러브라인이라는 포맷 자체가 주는 매력은 상당하니까요. 가요계를 지배하고 있는 아이돌의 열풍, 그리고 리얼 버라이어티의 묘한 결합이 만든 이 결과물은 앞으로도 주인공과 형식만을 바꾸어가며 한동안 브라운관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 같네요. 방식은 바뀌고 나오는 사람의 연령대도 변해 버렸지만 역시 사랑이야기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재는 없는가봅니다. 그것이 결국 이루어지지 않을 환상이기에 뒷맛은 조금 씁쓸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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