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연합뉴스TV가 선정적인 경마식 보도와 노골적인 지역주의를 한 데 합쳐놓은 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2018 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9일 지방선거보도 모니터를 통해 “(해당 기사는)‘전쟁 소설’ 같은 선거 보도”라며 “아무 공익도 없다”고 지적했다.

1일 보도된 연합뉴스tv 기사(사진제동=연합뉴스tv)

문제가 된 기사는 1일 18시 21분과 20시 13분에 방송된 연합뉴스TV의 <탈환이냐, 수성이냐…타오르는 ‘PK혈전’>이다. 해당 보도서 앵커는 “낙동강 벨트를 둘러싼 전운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탈환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사수 작전에 돌입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서 이준삼 연합뉴스TV 기자는 “동남풍 전략을 앞세운 여당은 보수의 아성으로 불려온 부산, 울산, 경남 공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여당 내에선 한 곳이라도 탈환에 성공한다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본격적인 ‘낙동강 벨트’ 공략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말미엔 “탈환이냐, 수성이냐. 민주당과 한국당이 그야말로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기사 중간엔 “PK지역의 맹주 역할을 해 온 자유한국당도 사수 작전에 돌입”, “한국당 내에는 PK지역 중 한 곳이라도 여당에 빼앗긴다면 당세가 급격히 쪼그라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져 있는 상황”, “보수의 아성으로 불려온 부산, 울산, 경남” 등의 내용도 담겨있었다.

이를 두고 미디어감시연대는 “마치 한 편의 전쟁 소설을 읽은 듯한 인상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도는 ‘탈환’, ‘사수’, ‘전운’ 등의 표현으로 부산‧경남 지역의 선거를 ‘여야 간 전쟁’으로 묘사했다”며 “선거를 장기판 위의 말을 움직이는 ‘게임’처럼 보도한다면 집단 간의 대립 구도가 심화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이준삼 기자의 발언은 지역주의를 내면화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등 이른바 보수정당의 지지도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 치러질 선거를 두고 특정 지역을 특정 정당의 소유물인 것처럼 규정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경남”이란 발언을 두고 ”대통령의 고향이 어디인지는 지방선거와 하등 관련이 없는 정보“라며 ”동향 출신의 후보자에게 검증 없이 표를 몰아주던 지역주의 망령을 자극하는 행태“라고 밝혔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지방선거는 전략가들이 지략을 뽐내는 놀이터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일하고 지방자치를 실현할 일꾼을 뽑는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잊어선 안 된다”며 “언론은 이런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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