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2시 10분 1심 선고를 받는다. 지난해 4월 17일 구속이 된 이후 354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 등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한 혐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딸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 원을 뇌물로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 등 공소사실만 18개에 이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그동안 재판 출석을 거부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은 6일 선고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생중계 결정에도 부당하다며 생중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민석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재판부 TV 생중계를 금지 요구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정상적인 사고라면 1심 선고하는 날에서는 본인이 직접 나와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형량에 대해선 구형보다 높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30년과 벌금 1천185억 원이다. 안민석 의원은 “1억 뇌물을 받으면 감옥을 10년을 산다. 그런데 1000억 가까운 뇌물”이라며 “애초에 무기징역도 가능했던 정도의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구형량에 재판 거부까지 더한다면 최순실 형량보다는 결코 낮게 나올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재판의 결정적인 증거는 태블릿PC다. 일반인 신분의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각종 기밀문건을 봤다는 증거가 담긴 것이다. 이를 JTBC가 획득할 수 있게 도와준 ‘태블릿PC 의인’ 노광일 씨는 “내 행동이 우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데 대해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행복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노광일 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노광일 씨는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다. 빈 책상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진실을 규명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나 싶어서 그냥 협조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인 가치가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노광일 씨는 “(여러 상황들이 닥칠 때마다)불안하다”며 “지금도 그래서 노출이 꺼려지고 어디 알려지는 게 싫어서 거의 안 나간다”고 전했다. 또 “저녁에 가면, 방어본능이랄까. 이런 것 때문에 누가 와서 말 걸고,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든다”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태블릿 PC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노광일 씨는 “(조작설을 주장하는)사람들은 인간 같지가 않다”며 “억지를 써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안하무인 격으로 억지를 쓴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저히 그분들을 이해 못 하겠다”고 말했다.

노광일 씨는 “언론이 바로 섰으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됐겠냐”며 “그런데 언론이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묵묵히 이겨내면서 연대의 힘으로 우리 세상을 바꿨다는 게 정말 감개무량하고 좋은 세상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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