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MBC 이메일 사찰 의혹 제기를 위해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제한적, 합법적 감사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MBC 불법사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2차례 회의 소집을 요구했는데 무산됐다"면서 신상진 위원장에게 회의가 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회의 개최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간사 간 합의가 안 돼서 회의 개최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의 감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이 사건은 MBC 감사국의 인트라넷 메일 감사"라면서 "불법은 말이 안 된다. 정말 통상적인 감사이기 때문에 상임위를 열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서 열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민 의원은 "몇 년 전에 트로이컷 사찰이 문제가 됐을 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아무 것도 응하지 않았다"면서 "트로이컷 사찰은 사내 직원의 모든 PC에 몰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사내메일, 개인메일, 개인메신저, PC의 모든 활동을 다운로드 해 중앙관제 서버에 저장하고 24시간 감시·열람한 불법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 때 새누리당이 응하지 않고 통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전 경영진과 책임자는 민형사상 처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신경민 의원은 "반면 이번 건은 인트라넷 메일 조사였고, 대상자는 국정원 문건, 카메라 기자 블랙리스트 관련자와 부당노동행위로 근로감독 조사를 거쳐 불구속 기소된 해당 직원들"이라면서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10년 가까이 한 직원들"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 사람들은 핸드폰을 부수고, 외장하드를 부수고, 문서 없애고, 2차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할 수 없이 제한적으로 인트라넷 메일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신경민 의원은 "최근 대법원이 행정처 판사들의 인트라넷을 본 적이 있다"면서 "이것과 똑같이 진행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컴퓨터 관련해 시간을 한정하고, 당사자 동의를 이행하고, 의견진술 기회도 주고, 키워드를 줄여서 검색하고, 조사자를 제한해서 보안도 유지했다"면서 "열람 후 당사자만 대면조사 했다"고 말했다.

신경민 의원은 "우리당은 그런 통상적인 경영활동에 대해서는 시비걸 생각이 추호도 없다"면서 "열어야 될 이유도 안 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감사는 곧 끝난다. 4월 초에 끝나니까 그 때 결과 보고를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검토하는 게 상임위로서 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MBC 이메일 사찰 의혹과 관련해 전체회의 개의를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박대출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고 반드시 국회가 그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서 두 차례 소집요구서를 민주당 간사 신경민 의원과 바른미래당 오세정 간사께 협조 요청했지만 무산됐다"면서 "그렇지만 오세정 의원은 법률적 자문은 국회에서 따져볼 사안이라고 했다. 3차 개의 요청서는 응해줄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박대출 의원은 "MBC 직원 불법 이메일 사찰 의혹이 왜 중대한가 하면, 이 시대가 공포시대이기 때문"이라면서 "멀쩡한 공무원이 전 정권에서 일했다고 갑자기 범법 혐의자가 되는 세상이다. 공영방송에서 노조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성실한 보도를 해온 그 파업 불참자, 성실한 직원과 기자들이 범법 혐의자가 되는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들이 범법 혐의자인지 억울한 선의의 피해자인지 가려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우리는 무차별적, 광범위, 이례적, 불법적이란 생각"이라면서 "각자의 주장을 국민들 앞에 공개하고 국민들 판단을 묻자는 것이다. 각자의 주장을 국민들 앞에 공개하고 판단을 묻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MBC 직원들 의혹에 대해서 과방위 전체회의를 열어서 과방위가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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