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에서 새 멤버가 투입되고 두 번째 이야기가 방영되었습니다. 청춘불패에서는 아무래도 아직은 많이 어색한 새 멤버들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존 멤버들에 비해 분량도 많이 배분하고 새 멤버 위주로 진행을 하며 그들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들을 보여주었는데요. 덕분에 새 멤버에 대해서 보다 친근함을 느끼게 하고 그들의 새로운 매력들을 알 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청춘불패가 군대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인데요. 예전에 각각의 멤버들이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가면서 서로 동등한 입장으로 서로 치고 받았던 것들과 달리, 새 멤버의 영입 이후에는 계급화가 이루어지면서 그런 기존 멤버들의 캐릭터들이 전혀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장 나르샤, 상병 구하라, 일병 효민과 선화, 이등병 소리, 주연, 빅토리아

먼저 새 멤버 영입 이후 나르샤는 상당히 어색해져 버렸는데요. 기존 성인돌로서 특유의 능글맞은 캐릭터였던 나르샤는 새 멤버가 들어오자, 가장 연장자로서 G7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책임감이 덧씌워지면서 진지해져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비록 나이가 가장 많아도 다른 멤버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멘트를 치고받으며 깨방정을 떨고 웃음을 주었지만,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오면서 연장자라는 것 때문에 그 지위가 급상승한 것이죠.

그렇게 멤버 간 상하 관계가 정립되면서 나르샤는 예전처럼 자신의 분량을 뽑고 캐릭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며 주축으로 나서서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고 멤버들의 화합을 도모하며 챙겨주어야 하는 입장에 처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하사관 김신영과 함께 위에서 내려다보며 기존 멤버들을 대표하여 왕언니로서 새 멤버를 평가하고 지도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죠.

구하라 역시 나르샤에 비해 책임감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G7 내에서 유리, 써니의 하차로 넘버 2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모습인데요. 그동안 수많은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활약을 해온 구하라였기에 당연하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명성치 때문에 나이가 가장 어림에도 불구하고 선배 대우를 받으며, 새 멤버들과의 거리감이 많이 느껴지고 있죠.

효민과 선화도 지위가 한 등급 높아져서 이제는 새 멤버들과 직접 상대하며 예능감을 가르치는 입장으로 바뀌었는데요. 둘 다 신인으로서 가장 아래에서 자리 잡으며 다진 캐릭터들이였기에, 자신의 밑으로 새 멤버들이 들어오자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효민은 평소 서로 친하다고 알려져 있는 주연을 배려(?)하며 이끌어주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병풍 캐릭터로서 써니에게 의지하며 자리를 잡았던 효민은 써니의 하차와 새 멤버의 영입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모습입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면서 새 멤버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 하지만, 자신의 그런 캐릭터를 받쳐주는 상대가 써니와 같은 노련하고 예능감 뛰어난 멤버가 아니라 새 멤버이다 보니까 자신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선화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백지 선화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신인으로서 막내 같은 이미지로 고수할 수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새 멤버들이 들어오면서 뭔가 어색해져 가고 있는데요. 백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구박을 당하면서 웃음을 선사해야 하는데, 기존 멤버들이야 선화를 구박할 수 있지만 새 멤버들은 멀뚱멀뚱 쳐다볼 수밖에 없으니 그림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청춘불패에서 새 멤버의 영입으로 G7이 계급화가 되고 기존 멤버 대 새 멤버로 구분이 지어지다 보니까, 기존 멤버들의 캐릭터는 과거형이 되어버리고 새 멤버 역시 아직까지 캐릭터를 확립하지 못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어설퍼지는 분위기인데요. 물론 앞으로 더 진행이 되면서 새 멤버들이 청춘불패에서 적응하고 자리를 잡게 되면 좀 나아지게 될테지만, 기존 멤버들 역시 긴장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다시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병풍 효민, 백지 선화는 새 멤버들 틈에서 그런 캐릭터를 고수하기는 힘들어 보이고, 구하라 역시 맞장구 치던 유리가 하차함에 따라 혼자 동떨어져 버린 느낌이구요. 또한 구하라는 가냘픈 몸매에서 나오는 우월한 운동신경으로 돋보이던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유연함을 갖춘 빅토리아의 영입으로 압도당하는 모양새이기도 합니다.

암튼 그렇게 새 멤버들이 자리 잡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형성함에 있어, 기존 멤버들이 그것을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것은 좋은데요. 하지만 자신들 역시 새 멤버 영입에 따라 새로운 멤버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면서 전체적인 G7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경험자로서 새로운 멤버들을 이끌어 주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계급화가 되어 진부해지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경쟁하고 분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겠지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