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아공월드컵은 '오심월드컵'으로 기억될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16강 토너먼트에 들어서자, 심판의 오심은 정도를 넘어섰다. <한국VS우루과이>전도 크고 작은 오심이 난무했다. 경기가 끝나자 각국의 외신들은 심판의 오심을 지적했고, 승리를 가져 간 우루과이 언론에서마저, 심판의 오심에 우루과이와 한국이 피해자가 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16강 토너먼트의 오심은 끝이 아니었다. <잉글랜드VS독일>전에선 잉글랜드 람파드의 중거리 슛이 분명 골대 안으로 들어갔음에도, 심판은 노골을 선언했다. 정당한 골이 심판에 의해 강탈당한 셈이다. 1:2로 뒤지던 잉글랜드 선수들의 다리가 풀리는 판정이었고, 지켜본 국민들에겐 충격이상의 분노를 부르기에 충분했다. 2:2가 1:2에서 멈춘 것이다. 그리고 결국 잉글랜드는 독일에게 1:4로 무릎을 꿇었다.

이어 벌어진 <멕시코VS아르헨티나>전도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 테베즈의 선취골은 분명 오프사이드였다. 한 두뼘 차이가 아닌, 테베즈는 멕시코수비수보다 훨씬 더 앞서 있었다. 노골이라며 멕시코선수들의 항의가 뒤따랐지만, 심판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잉글랜드와 달리, 이번엔 골이 아님에도 아르헨티나는 심판 덕에 득점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결국 멕시코는 1:3으로 졌고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단순히 한 골의 의미가 아니다. 축구는 흐름의 경기다. 골 여부에 따라, 팀의 전략이 달라지고 선수들의 심리상태도 안정과 불안을 오간다.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심판의 오심이, 이번 월드컵을 망치고 있다. 더군다나 그동안 축구강국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 온 심판들. 비디오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자의자격, 김보민에 악플은 네티즌의 오심!

축구팬들은 심판의 오심에 분개한다. 그것이 경기의 승패와 직결됐다고 생각하면 억울함과 분노를 쉽게 가라앉힐 수 없다. 오심으로 인해 8강의 고배를 마신 잉글랜드와 멕시코 선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그리고 지켜본 이들 나라의 국민은 또 얼마나 속상할까.

그리고 축구팬이 혐오하는 오심이 넷상에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vs나이지라아>전에서 김남일은 백태클로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그의 실수가 한국의 원정 첫 16강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남일은 한국의 16강을 위해 뛰었지, 결코 나이지리아를 위해 뛴 것이 아니다.

판단미스가 실수를 낳았지만, 최선을 다하려다 벌어진 일이었다. 다행히 한국은 2:2로 비겨 16강에 진출했다.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경기가 끝난 후, 김남일의 아내 김보민의 개인미니홈피는 악플러들의 습격으로 초토화가 돼버렸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남일은 2002년 4강신화의 주역이며, 지금껏 한국축구를 위해 양으로 잴 수 없는, 수많은 땀방울을 흘렸던 선수이다. 물론 실수를 지적할 순 있다. 그러나 격려는 고사하고, 선수와 그의 가족에게 욕을 하고 저주를 한다는 게, 사람으로 태어나 할 짓인가 싶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남편이 잘하길 바랐던 아내 김보민에게 왜 상처를 줘야 하나.

27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에 김보민과 그의 어머니, 동생이 <한국vs나이지리아>전을 시청하며 응원하는 장면이 나왔다. 김보민은 남편 김남일의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준 뒤, 연신 "어떡하지."라며 안타까운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가슴을 졸이는 그녀와 김남일의 장모님. 두 사람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눈으로 들어왔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자, 김보민은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고, 그녀의 어머니도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대한민국의 16강을 바랬던 사람이 김보민이 아니었을까. 자칫 16강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남편이 받게 될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을 응원한 김보민에게, 비난을 쏟는 악플러들을 생각하면,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언제나 그랬듯. 이번 남아공월드컵도 기쁨과 환희, 슬픔과 눈물이 교차한다. 단순히 즐기기엔, 승패가 갈리는 냉혹한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냉정한 현실마저 뛰어넘을 수 있게 만드는 건, 바로 선수들의 열정이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비록 마지막에 고개를 떨어뜨리더라도 박수를 쳐줄 수 있게 한다.

실패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월드컵에서, 지고 싶은 감독도 선수도 없다. 월드컵에 나선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품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국가를 대표해서 출전하고,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그라운드에 영웅들이다. 김남일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선수이자, 영웅으로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심판의 오심으로 망가진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바라보며, 일부 네티즌이 망가뜨린 응원문화, 악플이란 오심을 김보민의 미니홈피에서 읽게 된다. 김보민을 비롯한 선수들의 가족에게, 몰상식한 비난을 퍼붓는 일부 네티즌들은 명백한 오프사이드를 범했다. 그럼에도 아무 제재 없이 넷상에 악플을 다는 그들이야 말로, 월드컵이란 축제에서 사라져야 진짜 오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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