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최순실·문고리 3인방(안봉근 정호성 이재만 비서관)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8일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4월16일 최순실과 상의 끝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호장교·미용사를 제외한 어떤 외부인도 청와대 관저에 들이지 않았다는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특히 세월호 보고를 처음 받은 곳은 청와대 집무실이 아닌 침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 한겨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28일 ‘세월호 보고조작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를 보고받은 시점은 10시 12분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가 108도로 전도된 이후인 오전 10시 22분 첫 전화 지시를 내렸다. 이미 골든타임이 끝난 뒤지만, 박 전 대통령은 김장수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검찰은 "오후 2시 15분쯤부터 약 40분간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등 비서관 3명과 5인 회의를 했다”며 “회의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중대본에 가기로 했고 미용 관리사를 불러들였다”고 설명했다. 김기춘 비서실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등 참모진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외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박종운 변호사는 ‘MBC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외부와 접촉한 내용 중 일부만 밝혀졌다“며 ”참모진이 보고를 했을 때, 최순실이 올 때까지 또 뭐 했을까에 대한 빈 공간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인 절차에 의해서, 정상적인 국정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최순실이 이야기해줘야만 움직이는 것이 밝혀졌다”며 “생명 존중에 관한 사고방식 자체가 제거된 사람들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박종운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할 때도 정부의 간섭과 방해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종운 변호사는 “당시 특조위로 온 파견공무원들이 일을 하려고 하면 어디선가 전화가 왔다”며 “그럼 분위기가 달라지고 이분들이 업무조차 하길 두려워하는 상황을 많이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하려고 하면 갑자기 전화가 온다. ‘너 왜 그걸 도와주고 있어’라고 말이다”라며 “담당 공무원이 울기도 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종훈 변호사는 “청와대에서 인사혁신처에 전화하고 인사혁신처 공무원이 밑에 사람들한테 전화하고 이런 행태들이 계속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16의약속국민연대가 황전원 특별조사위원 출근 저지 및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기 특조위의 문제점으론 황전원 특조위원을 지적했다. 황전원은 1기 특조위에서도 상임위원직을 맡았다. 당시 정부 여당 말에 따라서 수사를 방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22일 황전원의 출근 저지 및 즉각 사퇴 시위를 하기도 했다. 박종운 변호사는 “(문제가 많았던)황전원이 그대로 자리에 와 있다”며 “이런 상황이면 사람들이 의지가 있는 건가 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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