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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푸는 것도 스트레스
황지희 기자 | 승인 2007.12.21 04:05

   
 
12월 20일 MBC 특선 다큐멘터리 <일본은 뛰고 있다> '스트레스를 잡아라'편의 한장면이다.

들장미 소녀 캔디는 외로워도 슬퍼도 자기는 안 운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 큰일난다. 참고 참고 또 참으면 병난다. 웃으면서 달려볼 들판도 없다. 외롭고 슬플때는 울어줘야 한다. 그래야 제정신으로 이 세상을 견딜 수 있다.

현대인들은 삶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내 집 마련 필수, 안정된 직장 필수, 재정관리 필수, 결혼 필수, 출산 필수, 자녀 영어교육 필수. 건강관리 필수, 정치참여 필수. 자원봉사 필수, 자기관리 필수, 평생교육 필수다.

이걸 다 하려니 머리가 아프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잠시 아픈게 아니라 그게 쌓여 병이 된다. 나만 아니라, 모두 다 받는다. 

그나마 다행인게 하나 있다. 미디어가 이런 교육하나는 제대로 시킨다. 정신병도 감기와 똑같이 여기고, 아플땐 병원에 가라고 권한다.

그것 또한 미디어가 병을 조장하고 강요해 또 다른 의료산업만 발달시키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때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인들. 특히 직장인들은 견디기 힘들정도의 스트레스를 자주 받지 않는가? 그런 방송이 위로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그런건 아닌 모양이다. MBC 특선 다큐멘터리 <일본은 뛰고 있다> '스트레스를 잡아라'편을 보니 일본과 미국은 사회와 회사가 나서서 직장인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단다. 

일본의 사례만 살펴보자. 방송 도입부에서 한 직장인은 회사 대신 지역에 있는 백화점으로 향했다. 쇼핑을 하러 간게 아니라 '피드 마인드'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기업과 계약을 맺고 직장인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공간이다.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도록 백화점이나 호텔에 마련되어 있다.

상담실을 찾은 직장인들은 이런 고민을 상담가에게 말했다. 

"주위 사람들, 상사나 동료나 모두 아무 일도 안해요."

"고객의 기쁨을 주자는 것이 우리 회사 사훈이지만 실제로는 매출만 올리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기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상사는 자신을 상전이나 장군처럼 무조건 떠받들어 주길 바라고 있어요. 자신이 굉장한 인물이라고 착각하고 있는거죠."

언뜻 보면 이해가 안된다. 친구나 마음맞는 동료에게 해도 될말을 왜 그곳까지 찾아가야 할까? 하지만 제3자이자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그대로 방치했다간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일본의 판단이다. 2002년 9월에는 과로로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한 직장인을 산재로 인정해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센터까지 운영하고 있다.

방송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해 온다. 모든 현대인들이 안쓰럽다는 감정은 둘째치고, 우선 발등에 닥친 현실이 보인다.

아무래도 현대인의 필수 종목이 하나 더 생길것 같다.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다. 자신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현대인들에게 추가됐다. 사회가 해결해주길 마냥 기다릴수도 없다. 아마 그랬다가는 바로 경쟁에서 미끄러질 것이다.

본인은 캘리포니아 햇살을 받고 자라 마냥 엔돌핀이 솟는다는 한예슬형 인간형이거나, 고전적으로 캔디형 인간형이라 힘들고 괴로워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회사에 알려야 한다.

방송은 'TV도쿄'에서 제작된 시사프로그램 <가이아의 새벽> 시리즈물을 MBC가 편집한 작품으로, '다시보기'에 관한 정보는 현재까지 제공하고 있지 않다.

황지희 기자  nabt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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