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의 목표였던 해외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뤘던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2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부분들도 많았지만 우리의 축구 현실을 바라보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지요.

대한민국 아쉽지만 잘 싸웠다

경기 초반 박주영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득점이 되었다면 대한민국은 8강에 진출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득점 상황이 지나가고 우루과이의 신성인 수아레스에게 수비조직의 붕괴와 골키퍼의 실수까지 겹친 상황에서 첫 득점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첫 골의 중요성은 축구에서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지요. 어느 한 팀의 월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첫 골은 다양한 작전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에 넣는 팀이 유리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우루과이가 우리 팀이 헌납한 골로 앞서나가며 위너 페이스로 조절하는 상황에서는 한국 팀의 공격이 여유롭기는 힘들었죠.

그렇게 전반을 마친 우리 팀은 후반이 되며 좀 더 원활한 몸놀림과 경기진행으로 마침내 기회를 잡았습니다. 월드컵을 통해 프리 키커로서 가치를 드높인 기성용의 킥은 중앙으로 올라가고 격렬한 헤딩 싸움으로 우루과이가 쳐내기는 했지만 길목을 지키고 있던 이청용은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 팀은 좀 더 신중하게 게임을 이끌어야 했지만 동점이 되며 적극적인 공격으로 방향을 튼 우루과이의 거센 공격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몇 번의 골 찬스도 무산이 되며 역습으로 위기를 맞던 우리 팀은 첫 골을 넣었던 수아레스에게 통한의 골을 맞으며 무너져버렸습니다.

박주영의 킥은 골대를 맞고 아웃이 되었지만 수아레스의 슛은 골대를 맞고 골인이 되는 순간 행운의 여신은 우리보다는 우루과이의 손을 들어주었음을 느낄 수 있었지요. 만약 서로 상황이 바뀌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운 상황은 더 이상 이변을 불러오지는 못했습니다.

역전이 되며 공격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부족한 골 결정력은 동점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찬스에서 이동국의 슛은 힘없이 골키퍼를 지나 수비수가 쉽게 거둬내는 볼이 되었지요. 만약 좀 더 강한 슈팅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나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우린 우루과이에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징크스를 다시 연장하며 16강전에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아르헨티나와는 달리 우루과이에 비해 처지는 실력이 아니었기에 좀 더 열심히 뛰고 운이 좋았다면 8강도 노려볼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습니다.

여전히 풀어내지 못한 한국 팀의 수비 조직력은 강팀을 만날수록 그 틈은 더욱 넓어지기만 합니다. 박주영이 열심히 뛰어주며 상황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못한 공격진은 여전히 아쉬움만 남습니다. 변함없이 하나의 전략전술로 3 경기를 진행했던 허정무호는 마지막 16강전에 김재성이라는 카드를 염기훈과 바꾸기는 했지만 초반 실점은 김재성을 이용한 전술을 펼치지도 못한 채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박주영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열심히 뛰어주기는 했지만 우리 팀에는 강력한 한 방을 가진 공격수가 절실해 졌습니다. 수와레즈가 우루과이의 상징인 포를란의 뒤를 이어 킬러 본능을 확실하게 선보였던 것과는 달리 우리 팀에서는 상황을 결정짓는 공격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공격수인 포를란에 대한 대비가 있었을 우리팀에 포를란은 쳐진 스트라이커로서 전방의 수와레즈에게 공을 공급해줌으로서 자연스럽게 수비수들을 자신에게 불러들이며 공간을 만들어주는 전략으로 성공을 했습니다. 멋진 헤딩 골을 넣은 이청용의 활약과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인 박지성은 훌륭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아쉬움만 남겼습니다.

박주영에게 필요했던 것은 결정적인 순간 넣어줄 골이었습니다. 공간을 만들고 상대 수비진을 힘들게 해도 그 자리를 메워 골로 연결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면 득점은 없이 볼 점유율만 높이는 결과밖에는 볼 수 없는 법이지요. 박주영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100% 발휘했지만 많은 이들은 박주영이 메시 혹은 비야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여전히 풀어내지 못하는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은 대한민국 대표 팀의 영원한 난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튼튼한 수비조직과 공격 방식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지도자들의 몫이겠지요. 4 경기 동안 1승 1무 2패를 당하며 우리 팀이 보여준 전략전술은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상대 팀들을 대비한 전술이라고는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의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제외하고는 달라진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지요. 완성형 전략이라면 당연히 우리의 팀컬러가 될 수가 있겠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상대에 대한 전술보다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전술로 승부했다는 것은 많은 장단점을 보여준 듯해서 아쉽습니다.

경기에 지면 많은 말들이 나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졌으면 패인을 찾아야 하고 이를 통해 좀 더 발전적인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수비조직의 문제는 심각하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16강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영향도 있지만 운이 좋은 측면도 많습니다.

이번 월드컵의 목표를 이루었으니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겠지만, 아쉬운 내용들을 채워나가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절실함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박지성이 월드컵 대표 은퇴를 확실히 했고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던 이영표도 은퇴를 시사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만 포스트 박지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이청용이 보여준 활약은 행복했습니다. 어리지만 중원을 장악하고 경기를 이끌어가던 기성용의 성장도 대한민국 대표 팀을 밝게 해줍니다. 여러 가지 악재와 난제들을 확인한 월드컵인 만큼 새로운 세대들로 구성될 다음 월드컵에서는 지금보다 안정적이고 패기 넘치는 경기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하염없이 흘리던 대한민국 선수들의 눈물은 그렇기 때문에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그들이 일궈놓은 성과들은 후배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어 다음 대회에서는 좀 더 나아진 대한민국을 볼 수 있게 되겠지요.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그대들이 있어 열정적인 날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비록 8강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우리에겐 그대들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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