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자유한국당이 MBC가 특별감사 과정에서 이메일을 불법사찰 했다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단독 소집을 시도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과거 MBC가)진짜 사찰을 벌였을 때는 입을 다물다가 이제는 도둑잡는 경찰을 나무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당 대책위원회에서 "과거 MBC에서 벌어진 불법행위를 비호하는 자유한국당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어제 MBC의 정당한 감사를 두고 이메일 불법 사찰 의혹이라고 성명을 발표하더니, 오늘은 한국당 단독으로 과방위 회의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수석부대표는 "배현진 아나운서 영입으로 관심을 끈 한국당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바른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모두 동의하지 않는 회의를 열겠다는 것은 국회를 노이즈 마케팅 수단으로 여긴 것"이라며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원 이메일을 진짜로 불법사찰했던 김재철 전 사장 당시의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던 한국당이 이제는 도둑 잡는 경찰을 나무라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자유한국당은 지난 21일 나온 MBC 제3노조 성명서를 근거로 MBC 감사를 '이메일 불법사찰'로 규정했다. MBC 제3노조는 성명서에서 "MBC가 특별감사를 빌미로 파업에 불참했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이메일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MBC 이메일 불법사찰'을 이유로 국회 과방위 소집을 요구했다. 과방위 회의 예정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23일 미디어스에 "협의된 바 없다. 자유한국당의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MBC는 22일 입장문을 내어 합법적인 방법으로 감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MBC는 "국정원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인사불이익 처분, 부당노동행위로 기소된 사안 등 불법행위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감사국은 최근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조사에서 접근한 방법을 적용해 진상조사를 위해 관련된 자들의 이메일 열람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MBC는 이메일 열람조사와 관련해 "사전에 복수의 외부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해 통신비밀보호법 등 제반 문제에 대해 법률 검토를 마쳤다"며 "아울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 적법한 조사 방법을 찾아 내부 원칙을 세웠고, 이에 근거하여 제한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MBC는 "사안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 등 정당한 감사를 음해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사실상 MBC 제3노조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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