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한 종교인으로부터 2억 원의 당선축하금을 받은 혐의를 추가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그런데 이 종교인이 부산 지역언론 국제신문의 대주주 지광스님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007년 12월 대선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의 불교 교육기관 능인선원 주지 지광스님으로부터 불교대학 설립 편의 등의 청탁과 함께 2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포착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검찰에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광스님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광스님은 능인선원 관계자를 통해 "김백준 전 기획관이 구속됐을 당시 지광스님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2억 원을 이 전 대통령 측에 보낸 사실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광스님이 "민원 편의를 봐줄테니 당선 축하금을 보내라"는 MB 측의 제안에 따라 돈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광스님에게 "국제신문 대주주에서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12월 국제신문 차승민 전 사장이 법정 구속되고,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과 추징금 1160여만원이 선고된 그날까지 언론노조는 '언론의 자유'와 '언론의 공적 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제신문 정상화를 위해 매일 능인선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차승민 사장을 해임하라는 요구를 지광스님에게 강력하게 전달해도 무응답과 '암묵적 차승민 비호'로 일관하는 행동이 매우 의아했었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는 "사필귀정이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라면서 "최근 이명박 대통령 검찰 소환과 조사를 통해 국제신문 대주주인 지광스님이 이명박 전 대통령측에 2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시인했다고 한다. 국제신문의 대주주였던 지광스님은 권·언 유착을, 차승민 사장은 경·언 유착의 역할 분담인 셈이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이제야 국제 신문에서 일어났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 셈"이라면서 "이미 대주주 지광스님은 2007년에도 본인의 '서울대 중퇴' 경력이 허위임을 고백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라고 전했다. 언론노조는 "언론에게 있어 '신뢰'는 시작이자 끝이다. 신뢰를 잃은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는 뜻"이라면서 "창간 71주년을 맞이하는 국제신문에게 이제 새롭게 시작할 시간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차승민 전 사장의 유죄 판결문의 "언론의 자유가 중요한 헌법적 가치로서 존중되고 보호되는 대한민국에서 지역의 정론 언론사는 그 지위와 역할에 걸맞은 공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그 가치를 구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도 내용의 중립성과 공정성, 공공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인용하며, "이제 국제신문은 새로운 사장이 선임되었고, 구성원들도 함께 다시 신뢰를 회복해나가려 하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창간 71주년의 국제신문의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라도 대주주인 지광스님은 즉각 국제신문에서 물러나야 마땅하다"면서 "그것만이 지난 정·경·언 유착의 국제신문의 역사를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