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에 여러 화두 가운데 하나인 3D중계방송, 나름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참 관심 가는 부분이자, 기대와 궁금증이 컸던 대목입니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하곤 보기 쉽지 않은 시스템이고, 주변에 3D-TV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는 거.

다행히(?), 극장에서 3D중계를 한다고 해서 알아보니, 이미 "아르헨티나"전은 매진에 가까운 수준,
그래서 "나이지리아"전을 일찌감치 예매해 두고 기다려 왔습니다.
자칫하면 3D 중계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말이죠.

▲ 지난주, KOBA에서 3D중계 화면을 일부 보고, 또 3D 카메라들이 어떤 구조와 어떤 시스템으로 나와 있는지는 대강 볼 수 있긴 했습니다만...
어찌됐던, 최근 방송계의 최대 화두라는 3D, 그 중계방송을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16강행을 결정짓는 경기로 볼 수 있어 기대가 컸다는 거.
-하지만, 의외로 많은 리뷰에서 아르헨티나전을 3D로 본 뒤, 별로였다, 연결 상태도 안좋았다, 등의 부정적 반응이 많아 걱정도 됐습니다.-

일단.
3D 중계의 전체적인 느낌은 생각만큼의 입체감은 아니더라도, 분명하게 일정 부분 이상의 입체감이 들어나는 대목이 있다는 점입니다.
자막이나 그래픽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입체감이 살아나는 걸 볼 수 있고, 골대의 입체감이나 고정샷에서의 거리감은 상당히 의미 있는 그림들이 있더군요.
물론, 선수나 공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그런 광고의 장면은 볼 수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아직은 카메라 자체의 숫자도 적고, 시스템도 조금씩 문제가 있는 듯 했습니다.
특히, 거리가 먼 1번 카메라(축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그림을 잡는 카메라입니다.)의 경우, 카메라가 패닝을 할 때마다 화면 보기가 영, 좋지 않더군요.
반대로 바닥에 놓인 카메라들의 입체감은 비교적 볼만한 그림들을 만들었고, 현장감도 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카메라의 각도나 배치 자체가 일반 중계와 다르고, 부족하다보니 조금은 샷들에 아쉬움이 있고, 전반적으로 커트가 좀 길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반면, 3D란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가까운 카메라들을 자주 쓰는 선택 덕에 그림의 박진감이 있다는 점은 강점이긴 했죠.

물론, 안경을 써야 한다는 불편함부터, 여러 가지 것들이 개선사항들이 많았습니다.
단순하게 보이는 화면 상태에 대한 것보다, 커트의 순차적 흐름이나, 3D에 걸맞은 중계방향에 대한 고민들도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예를 들어 골대 뒤 본부석 반대편 쪽에 놓인 카메라에서 본부석에 있는 중앙 카메라로 커트하면 약간씩 이미지너리라인이 무너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는.-

어찌됐던, 3D중계는 이제 겨우 걸음마, 시작단계에 불과하죠. 아무래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니 앞으로 더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엇보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나왔던 많은 비난과 부정적 평가에 비하면 의외로 괜찮은 3D중계란 생각을 했다는 거,
뭐, 재미가 있었던 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추가한다면, SBS의 3D중계 해설과 캐스터도 상당히 좋았고,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나 이것도 승리의 여파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찌됐던.
이제 토요일, 8강을 향한 단판승부입니다!!!
이번에는 또 어디에서 보게 될지, -아마 일하며 볼 듯 합니다만..- 다들 어디에서 보시나요?

다 같이 모여, 보니 끝난 뒤의 감동과 기쁨도 2배, 아니 3D니깐 3배인가요? 허허.. 다들 토요일도 "대~한민국"이겠군요. 짝짝!!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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