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대론'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가운데 조선일보가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대화에 대해 "가장 위대한 타결을 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자, 조선일보는 "우리라도 정신 차리고 있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등으로 구성된 문재인 정부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 확인과 4월 남북 정상회담 등의 성과를 냈다. 특히 방북 후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대화를 이끌어낸 것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대론'이 제대로 들어맞았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과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화해를 원한다고 본다. 이제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특사단이 전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에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웠다"면서 "특사단이 많은 언론 앞에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발표했는데, 사람들이 '그건 오바마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오바마는 그걸 할 수도, 하려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 W 부시도, 빌 클린턴도 하려 하지 않았다. 한다고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클린턴은 수십억 달러를 퍼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선일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섰다. 12일자 조선일보는 <25년 동안 못 푼 北核, 며칠 만에 정답 찾았다는데>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트럼프는 '북 비핵화는 이미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으며 5월 김정은을 만나 확인하는 절차만 남은' 양 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김정은이 궁지에 몰려 비핵화 테이블에 나오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압박 결과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회담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북은 화해를 원한다', '가장 위대한 타결을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내가 없었으면 평창올림픽은 완전히 실패했을 거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다'는 자랑도 했다"면서 "정말 차분하고 냉철하게 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건가"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북 비핵화 회담은 이제 첫걸음을 떼었다. 북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김일성, 김정일, 모두가 그랬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 눈앞에는 북핵과 미사일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 문제는 외교, 정치, 경제 문제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라면서 "트럼프는 이를 마치 자신이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더구나 지금 미국의 한반도 라인은 거의 공백 상태"라면서 "미 국무부의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얼마 전 사임했고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공석 중이다. 주한 미국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대행 체제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자리가 흔들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북핵은 지난 25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면서 "그걸 트럼프는 자신이 며칠 새 푼 것처럼 한다. 우리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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