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에 ‘최고의 시민’ 이라 이름 지워진 동상이 있다. 그가 백화점의 왕이라 불렸던 존 워너메이커다. 1838년 필라델피아 변두리 가난한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4살에 서점 점원으로 일을 시작한 이후,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의류회사를 만들고 결국 백화점을 세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이다. 그는 평생 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벌었고, 번 돈을 평생에 걸쳐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위해 기부했다.

워너메이커는 67년간 교회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수많은 교회와 주일학교를 설립하였다. 인도의 캘커타, 서울, 동경, 베이징, 모스크바 등 전 세계에 YMCA 회관을 건립을 위한 기부를 하는 등 65년간 YMCA회원으로 일하면서 평생을 기부하는 삶으로 살았다.

▲ 한겨레 12월20일자 17면.
그는 세계 최대의 백화점을 경영하면서 직원복지에 힘써 직원들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 직원도서관, 2주의 유급휴가, 직원을 위한 사내 대학 설치, 직원 스포츠 센터설립, 직원 종합복지시설 등을 최초로 만든 사람이었다.

학교를 다닌 적도 없었지만 평생을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본업은 주일학교 교사이며 기업가는 부업이라고 자처했던 사람, 죽어서는 40만 명의 어린이와 시민들이 모금을 해 최고의 시민이라 이름붙인 동상이 건립된 사람이기도 하다. 상점에 전기와 전화를 최초로 들여오고 백화점에 최초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였으며, 최초의 정찰제 판매와 신문의 전면광고 등 현대적 경영의 선구를 이룬 사람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그는 84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까지 평생 어린이들과 자신의 회사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 그리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최고의 시민’이었다.

또 한사람의 최고의 시민이 있다. 1835년에 스코틀랜드에서 나서 13세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하여 철강사업으로 세계 최대의 부를 축적했던 앤드루 카네기이다.

그는 미국으로 이주한 첫해 13세살의 나이에 주급 1달러 20센트로 방직공장에서 일을 시작하였고, 철도회사 일하다 돈을 모아 주식투자 등으로 돈을 벌어 철강회사 설립하였으며, 46세의 나이에 미국 철강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회사의 성장 뿐 아니라 그른 1885년 당시 12시간의 노동을 8시간으로 변경, 세계 최초 8시간 노동제 확립하는 등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에 주목하였다.

1901년 카네기는 66세 때 자신의 모든 사업체를 정리하여 당시 약 5억달러($)에 매각하였는데, 이후 그의 삶은 기부하는 삶의 표상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3000 개 이상의 도서관을 짓는 데 기부하였으며, 대학, 학교, 교회, 단체 등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지원을 끊임없이 지속하였다.

카네기의 두 가지 관심사, 세계평화와 인류의 복지에 그는 기부를 통하여 기여하고자 했고 이를 끝까지 이행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시민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 것이다.

위의 두 사람은 모두 크게 성공한 경영인이면서 자신의 사업체 직원들의 복지와 건강한 삶에 관심을 기울였고, 지역사회와 세계의 평화와 복지를 위해 일했으며 특히 노년 이후의 삶은 자신이 가진 전부를 기부하는 삶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경향신문 12월20일자 14면.
경제에 대한 관심이 모든 것을 압도해버린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대기업 경영자의 경력을 가진 후보가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내세워 당선되었다. 대통령이 갖게 되는 권력, 수많은 자리에 대한 임명권, 정책에 대한 집행권의 행사를 통해 사회의 향방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권력자로서의 대통령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왔다. 절대 권력자로서의 대통령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한 셈이며, 이후 탈 권위를 내세운 변화하는 대통령의 상도 보아왔다. 어떤 경우이건 대통령은 다수 유권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므로 한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사회가 바르게 발전하고 있다면,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를 전제한다면, 앞으로의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대통령은 ‘최고의 시민’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를 절대 권력자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비교적 성숙한 사회로 보는 자부심이 틀리지 않다면, 이제 유권자들은 앞으로의 대통령에게 ‘최고의 시민’이 되기를 요구해야 한다.

대학 때 총기독학생회장을 지냈다. 졸업 후 서울YMCA 청년회원 활동을 시작해 87년 간사를 거쳐 올해 7월 시민운동에서만 20년이 지났다. 소비자보호, 법률구조, 사법개혁, 방송개혁, 공정거래 등 시민생활의 크고 작은 일에 함께했다. 시민의 것을 빌려 쓰면서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이들로 인해 피해당하는 시민 삶의 현장을 살피겠다. 강물처럼 흐르는 시민, 소비자의 마음과 생각을 드러내 알려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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