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안희정·민병두·정봉주 등 더불어민주당에 소속됐거나 소속 예정인 정치인들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는 가운데 표창원 의원이 미투 공작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젠더폭력특별대책위원회 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공작설은)피해자분들께는 상당히 2차 가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성폭력, 부당공천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민주당 인사들. 시계 방향으로 민병두·안희정·박수현·정봉주(연합뉴스)

앞서 방송인 김어준 씨는 미투 공작설을 꾸준히 제기했다. 그는 지난달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왔다. 11일에는 한 팟캐스트에서 “안희정에 이어 정봉주까지, 이명박 각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표창원 의원은 “국민 개인이 그런 의견을 말씀하시는 건 자유지만 미투의 특성상 피해자와 피해 사실이 있어야 하므로 기획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공작설을 일축했다. 이어 “그런 이야기는 당 내부에서 나오지 않는다. 해서도 안 된다”고 전했다.

10일 성추행 사실이 폭로되어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힌 민병두 의원에 대해선 “의원직 사퇴라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민병두 의원이 먼저 할 일은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윤리심판이라든지 피해자가 원하시는 방향의 속죄, 사죄 그리고 반성, 봉사 이런 것들이 훨씬 더 해야 할 일이 아닌가”라고 전했다.

프레시안의 보도로 폭로된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에 따라서 미투를 고발하신 분과 정봉주 의원 두 분 중에 한 분이 심각한 책임을 지셔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표창원 의원은 “성추행 사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피해자에게 명예가 손상될 주장을 하신 거라면 상당히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상태로는 복당 심사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연 관계 여성을 공주시 비례대표 의원에 공천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선 고역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표창원 의원은 “같은 당원이 박수현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어느 쪽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도덕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표창원 의원은 “젠더폭력특별대책위원회의 원칙은 분명하다”며 “직위나 돈,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가해를 한 자에 대해서는 전혀 일말의 용서도 없다”고 경고했다. 또한 “모든 문제가 이번 기회에 다 드러나야 한다”며 “문제의 근원이 되는 법과 제도와 문화와 관행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의원은 “그 과정이 당이 많은 손상을 입는다 하더라도 온몸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