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이제 예선 종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스페인과 온두라스의 경기를 끝으로 2라운드가 종료된 가운데, 각 조의 판세가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각 팀의 운명,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여 아주 흥미진진한 대결이 눈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남미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유럽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G조의 포르투갈과 H조의 스페인이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지난 월드컵 때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며 충격에 휩싸인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는 부진한 경기력에다 팀 내분까지 겹치면서 탈락이 확실시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예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티에리 앙리의 '신의 손' 판정 논란을 받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프랑스는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쳐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더니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가 감독과의 다툼 끝에 팀을 무단 이탈하는 등 겉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급기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나설 만큼 위중한 상황인 프랑스가 마지막 경기인 개최국 남아공전에서 정말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아프리카 팀들의 부진도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5개 팀 가운데 승리를 거둔 팀은 가나가 1승으로 유일합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코트디부아르는 디디에 드로그바에 의존하는 플레이 때문에 포르투갈, 브라질을 상대로 1무 1패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렸고, 카메룬은 일본, 덴마크에 잇따라 지며 탈락이 확정됐습니다. 또 나이지리아는 잇따른 뒤숭숭한 분위기에 2전 전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고, 개최국 남아공 역시 1무 1패에 그쳐 개최국 첫 16강 탈락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북아프리카의 희망, 알제리가 그나마 잉글랜드와 무승부를 거둬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는 했지만 아직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됩니다.
남미팀의 초강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서 또 하나 주목할 만 한 것은 스타들의 부진이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선수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월드컵 전에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 하나같이 골침묵과 부진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독 심판들의 카드 꺼내기가 심화된 가운데, 마지막 예선전에 나서지 못하는 스타들도 적지 않습니다. '세계 3대 스타 플레이어'로 꼽히는 브라질의 카카는 심판의 다소 석연치 않은 판정의 희생양이 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고, 월드컵 통산 최다 골 기록에 도전하는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역시 세르비아전에서 퇴장당해 마지막 가나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전 월드컵과는 다른 두드러진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에 따라 이변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3라운드에서는 과연 어느 팀, 그리고 어떤 선수들이 활짝 웃으며, 16강 토너먼트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을지 32개 출전팀들의 행보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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