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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 수신료팀장이 말한다 "종편용 수신료 인상"[인터뷰] 퇴직 앞둔 전영일 KBS 전 수신료프로젝트팀장
곽상아 기자 | 승인 2010.06.22 11:14

23일 수신료 인상 안건이 KBS이사회에 처음으로 상정된다. 근거 자료인 보스턴컨설팅 보고서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고, 심지어 수신료 인상 여론조사에 대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첫 공식 논의다.

2007년 수신료 인상 업무를 담당했던 전영일 KBS 전 수신료프로젝트팀장은 "무언가에 쫓기듯 서두르는 경영진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의' 수신료 인상 추진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KBS 사측은 시청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수신료의 인상이라는 중대한 과제에 대해 KBS사내 여론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과정도 밟지 않았고, 시민사회단체를 상대로 한 공개적인 사전 설명회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광고폐지의 목적, 조중동 살리기 위함…하지만 실현 가능성 없다"

   
  ▲ 전영일 KBS 전 수신료프로젝트팀장. ⓒ미디어스  
"2007년의 경우, 이사회 심의·의결에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또 전국 각지의 시민단체를 상대로 20여회의 방문 설명회를 열었고 각종 관련 토론회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수신료 인상 추진과정을 보면 '종편 퍼주기'라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광고를 폐지하고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광고폐지의 목적이 종편 사업자(조,중,동)들을 먹여 살리기 위함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무리한 안"이라며 "수신료와 광고의 비율은 6:4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90년 4월 투쟁 당시 노조 조직국장으로 구속되는 등 KBS에 재직하며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는 6월 말 퇴직을 앞두고 있다.

그는 "80년대의 권위주의 시절로 회귀한 것이 아닌지 착각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의 KBS를 보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며 "모쪼록 남아있는 KBS의 구성원들이 새 노조를 중심으로 단결해 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다시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할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2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만난 전영일 전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23일 KBS이사회가 수신료를 4600원(1안), 6500원(2안)으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한다.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2안은 2007년 추진 금액이었던 4000원과 비교할 때 인상폭이 훨씬 높은데, 당시 수신료 인상 추진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2007년 수신료의 인상을 추진할 당시 금액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시청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1안(60% 인상)과 2,5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하는 2안(100% 인상)을 고려하다가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1안으로 결정했다.   

현재 월 2,500원(년 3만원)에서 월 6,500원(년78,000원)으로 인상하는 2안은 무려 260%의 인상으로 KBS가 그 어떤 거창한 명분을 내세운다고 해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과도한 인상안이다. 더구나 2TV 광고폐지의 목적이 종편사업자(조,중,동)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무리한 안이다."   

"무언가에 쫓기듯 서두르는 경영진"

- KBS이사회에서도 '광고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신료를 다시 올리기도 쉽지 않은데 광고수익이 완전히 빠져버리면 향후 KBS의 경영이 악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광고의 전면폐지는 절대 반대다. BBC와 NHK의 예를 들어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그럴듯한 명분이 있으나, 시청자의 경제적 부담이 너무 늘어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더구나 현 상황에서 광고의 전면 폐지는 시청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종편을 먹여 살린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뿐만 아니라 수신료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KBS의 재정구조가 될 경우, 지금보다 더 정부와 국회의 통제가 강화되어 방송의 독립성이 약화될 것이다.

KBS의 재정 중 수신료와 광고의 비율은 6:4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수년간의 수신료 현실화 논의과정을 돌이켜 보면 방송학계 등 관련단체의 다수 의견도 대동소이하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2007년 4월 KBS 사원대상 (1,254명 전 직원의 23.7%) 여론조사에서도 KBS 사원의 절반 이상(응답자의 53%)이 수신료 대 광고의 비율이 6:4인 혼합 공영방송 모델을 지지했다."

참고자료

▲ 설문 :  재원구조의 측면에서 KBS가 지향해야 할 공영방송 운영 모델은 어떤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1) 수신료의 80% 이상을 수신료에 의존하는 순수 BBC,NHK 공영방송 모델 : 38%(445명)

2) 수신료 대 광고의 비율이 6:4인 혼합 공영방송 모델 : 53%(662명)  

3)수신료 대 광고의 비율이 4대 6인 상업적 공영방송 모델 (아일랜드 RTE) : 108명(9%)

4) 재원을 정부의 보조금(세금)으로 충당하는 정부보조금모델 (호주 ABC, 캐나다 CBC) : 34명(3%)

5) 재원을 기부금으로 충당하는 기부금 모델 (미국의 PBS) :  2명

- 2007년과 비교할 때 현재 수신료 인상 추진에 절차적, 내용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2007년의 경우, 이사회 심의·의결에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07년 2월 9일 수신료인상안(초안)을 마련하고 이사회와의 워크숍에서 보고했으며, 4월에 20여 차례의 사내 설명회와 사원 여론조사(4월 19~30일), 5월 대국민 여론조사와 전문가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6월에는 수신료인상안 산정계획에 대한 회계법인 검토의뢰, 시청자위원회 의견 제출, 공청회개최(25일), 이사회 안건 상정 및 심의(27일)가 있었다. 그리고 7월 9일에 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졌는데 무려 5개월의 시간이다. 또한 KBS는 전국 각지의 시민단체를 상대로 20여회의 방문 설명회를 열었고 각종 관련 토론회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현 KBS 사측은 시청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수신료의 인상이라는 중대한 과제에 대해 KBS사내의 여론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과정도 밟지 않았고, 시민사회단체를 상대로 한 공개적인 사전 설명회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무언가에 쫓기듯 서두르는 KBS 경영진의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다."

- 현재 수신료 인상을 찬성하는 이들은 '2007년 인상을 찬성했던 이들이 모두 반대로 돌아섰다'며 반대하는 이들이 '정치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KBS는 80년대 '권력의 나팔수'로서 국민들의 돌팔매를 맞으면서 시청료거부운동 (현재의 수신료)의 대상이 되었던 오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KBS인들은 90년 4월 방송민주화투쟁 이후 10여년 간 치열한 방송민주화투쟁·공정방송투쟁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KBS는 '권력의 손에서 국민의 품으로' 서서히 변해 왔다.

KBS 역사상 최초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매체 신뢰도가 1위에 오른 것은 2003년 12월이다. 정연주 사장이 취임(2003.4.25)한 지 8개월이 되는 시점이었다. 이 결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KBS구성원들의 방송민주화투쟁의 성과가 관료주의 문화를 혁파하고 창의성·독창성·자율성이 최대한 발현되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가진 정연주 사장의 개혁방향과 더불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도와 프로그램의 경쟁력은 외부 권력의 압력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율적인 내부 환경과 시스템에서 나온다. 매체 신뢰도 1위의 성과를 떠받치는 힘의 원천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발휘되는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에서 나온 것이었다.   

참고자료 <KBS 수신료현실화 추진 활동백서, KBS 5년 변화와 성과(2008.8)>

▲ 2006년 7월 KBS 기자협회 조사결과 '정치'나 '자본'의 압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62.7%와 67.1%로 나왔다. 2003년의 조사에서는 각각 12.7%와 23.0% 수준에 머물던 응답이었다.

▲2006년 KBS PD협회 조사에서 제작자들은 '프로그램 경쟁력이 더 좋아졌다 (69.3%)', '프로그램 공영성이 더 좋아졌다 (59.3%)'고 응답해 KBS의 프로그램들이 공영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7년에 KBS 정연주 사장과 경영진이 27년 간 동결되었던 수신료의 인상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2004년 이후 3년 연속 '매체 신뢰도 1위'라는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서의 자부심이 바탕에 있었던 것이다. 

2007년 KBS 정연주 사장이 수신료 인상안을 발표했을 때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일부 보수단체가 반대했지만, 대부분의 시민사회와 시청자단체는 KBS의 인상안을 동의하고 지지했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KBS의 보도와 방송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 전영일 KBS 전 수신료프로젝트팀장. ⓒ미디어스  

KBS, 2009년 이후 여론조사 미언급…"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증거"

- 2007년 당시 4000원 인상안은 결국 국회에서 좌초됐는데, 올해 수신료 인상의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는데, 7월 국회에 상정된다고 해서 통과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있다.

"MB 정권이 2008년 8월 임기 도중의 정연주 사장을 불법적으로 내쫓은 이후, 이병순 사장의 1년 3개월을 거치면서 KBS의 보도와 방송프로그램에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기능을 사라져 버리고 KBS의 신뢰도는 3-4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런 상태에서 2009년 11월 취임한 김인규 사장은 취임 후 6개월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KBS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겸허히 수렴하려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6·2 지방선거 결과는 민의를 무시하는 MB정권의 불통에 대한 심판이었다. 동시에 MB정권의 나팔수 역할에 급급한 조·중·동과 KBS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KBS 경영진이 진정 수신료 인상을 원한다면, 시청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 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오히려 KBS 간부들은 'KBS 뉴스가 시청자와 국민들의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발뺌한 바 있는데.

"2008년 정연주 사장 해임 이후 지난 2년 간 KBS가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연주 사장 재임 시절 '5년 연속 대국민 신뢰도 1위'의 공영방송을 현재와 같이 추락시킨 사람들이 바로 전 이병순 사장과 현 김인규 사장이다. KBS의 주인은 정부나 대통령이 아니고 바로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들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    
 
KBS는 지난 14일 공청회에서 KBS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던 2009년 이후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수신료 인상을 위해 KBS 현 경영진이 정연주 사장 시절의 성과를 내세우는 것은 그만큼 지난 5년의 성과가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2년은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다."  

- 수신료납부 거부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본다. KBS 경영진이 자신의 주인인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현 상황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그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수신료납부 거부운동의 향배는 KBS 김인규 사장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650억 흑자, 공영방송 책무 저버린 결과"

- 지난해 KBS가 650억 흑자를 기록했다. 수신료 인상을 하지 않아도 자구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디지털 전환사업을 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지난해 흑자는 KBS가 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 즉 좋은 프로그램의 제작을 중단하고 또 '수신환경개선사업'에 들어가는 투자들을 생략한 엉터리 경영의 결과이다.

사실 지구상에 공영방송을 실시하는 수십개의 국가 중 수신료가 29년간 동결된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지금이라도 KBS가 지난 2년간 스스로 내팽개친 '국민신뢰'를 회복한다는 조건이 채워진다면 29년간 동결된 수신료는 인상되는 것이 옳다.

수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디지털전환 사업은 수신료의 현실화 없이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BBC의 경우나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아도 수신료 현실화나 국가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 디지털전환은 불가능하다."  

- 작년, 이병순 사장 체제에 대해 '20여년 간 KBS인의 피와 눈물로 쌓아올린 공든 탑이 취임 1년 만에 무참히 붕괴되고 있다'고 혹평한 바 있는데, 김인규 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해 이병순 사장이 물러나고 11월 24일 김인규 사장이 취임했을 때, 대통령 특보 출신이라는 원천적인 한계와 결격사유는 있지만 적어도 이병순 사장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2009년 11월 24일 김인규의 사장 취임사에서 사원들에게 크게 네가지의 중요한 약속을 했다. ▲대대적인 탕평인사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겠다 ▲확실한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 공정보도를 실현하겠다  ▲직원과 마음을 확 열고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김인규 체제에서의 KBS의 보도가 '기계적 균형'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6개월을 평가해 보면 취임사에서 약속한 것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탕평인사는 커녕, 여론을 인식하지 않고 자신을 추종하는 인사만을 등용하는 불공정한 인사, 상식을 벗어난 라디오 PD들에 대한 보복성 지방발령, PD저널리즘의 씨를 말리려는 조직개편 등을 보면, 현 김인규 체제는 이병순 사장 시절보다 나쁘다."    

   
  ▲ 전영일 KBS 전 수신료프로젝트팀장. ⓒ미디어스  

"새 노조를 중심으로 단결해 현재의 난관 극복하길…"

- 90년 4월 투쟁 당시 노조 조직국장으로 구속되는 등 KBS에 재직하며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KBS를 떠나는 소회가 어떠한가?

"1976년 3월1일 입사한 지 34년 3개월 만에 KBS를 떠난다. 88년 5월 KBS노조가 출범한 이후 민주광장에 모여 집회를 할 때 항상 불렀던 '늙은 방송인의 노래'에 '나 태어난 이 강산에 방송인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길 어언 30년' 이라는 구절이 있다. 30대 후반이었던 당시 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남의 일로만 생각했었는데…어느덧 2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정년퇴직을 맞게 됐다. 

KBS 입사 13년차이던 30대후반의 나이에 89년 KBS노조 2대(안동수)집행부의 조직국장으로 노조에 참여해 90년 4월 방송민주화투쟁으로 구속·해고된 이후, 4대 집행부의 부위원장, 5대 집행부의 위원장, 전국언론노조의 초대 수석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15년 간 방송민주화 투쟁에 복무했다.

현업에 복귀한 뒤 2006년 4월 정연주 사장으로부터 "수신료 프로젝트팀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3일간 고민하다가 수락했다. 나로서는 KBS에서의 마지막 역할이라는 생각으로 2년 6개월 간 수신료팀장을 맡아 전력투구했으나 수신료의 현실화는 이뤄내지 못했고 아직도 미완의 과제이다. 

공영방송 KBS에서의 34년 세월, 특히 80년대 악몽의 땡전뉴스를 경험하고, KBS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제 딴에는 남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KBS가 매체신뢰도 1위를 자랑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던 2003년에서 2008년 여름까지가 나의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세월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80년대의 어두웠던 권위주의 시절로 회귀한 듯한 오늘의 KBS를 보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 떠나는 자의 마지막 당부는 모쪼록 남아있는 KBS의 구성원들이 새 노조(언론노조 KBS본부)를 중심으로 단결해 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다시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할 뿐이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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