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들로부터 온전히 사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다시는 그러한 피해가 없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하니 말이다.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하며, 미투(#MeToo) 운동으로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나 문제는 권력을 가진 이들의 성폭력. 상사와 부하,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관계에서 위력을 행사하기 좋은 위치에 서 있는 자들이 그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휘두르곤 한다.

외국에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은 한국에 상륙하면서 정계, 교육계, 문화계 등 각계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고, 이 운동은 건전하고 강력하며 중장기적으로 사회의 뿌리까지 바꿀 수 있게 지속되어야 하니 기본은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

JTBC 뉴스룸 보도영상 갈무리

서지현 검사의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안태근 전 검사장, 예술감독 이윤택, 극단 목화 대표 오태석, 극단 번작이 대표 조증윤, 인간문화재 하용부, 시인 고은, 시사만화가 박재동, 배병우 사진작가까지 미투 운동의 가해자는 사회 전반에 걸쳐 드러나고 있다.

특히 연예계는 국민과 친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더 직접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고, 조민기와 조재현, 최일화, 이명행, 오달수, 던말릭 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이들이 성폭력에 관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의 과정을 거쳐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피해자들에게 사과, 혹은 끝까지 아니라고 버티는 이 등 다양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기도 하다.

성폭력의 가해자들은 그에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자리에서 물러나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중은 질길 정도로 노력해 파렴치한 이들을 걸러내 추방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엉뚱한 곳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조민기의 딸과 아내, 조재현의 딸을 향한 분풀이다.

빨리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사과를 한 조민기의 행동에 화가 난 나머지 그의 딸과 아내를 괴롭히는 행위를 하고 있고, 바로 사과한 조재현의 딸에겐 화가 덜 풀려서인지 온갖 안 좋은 말을 써가며 공격 중이다.

미투 연대(PG)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모습은 일부 네티즌에게서만 보이는 모습이 아니다. 언론이 먼저 나서 그렇게 몰고 가는 분위기다.

모 스포츠 매체는 조민기가 논란 중인데, 그의 딸과 아내가 여전히 SNS를 하고 있거나 폐쇄를 했다며 마녀사냥을 유도 중이다. 이에 공과 사를 구별하는 이들은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며 기자를 질타하고 나서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과 일부 언론의 문제라고 할 수 있기는 하나, 더 큰 문제는 2차 피해자를 만든다는 점이다. 논란의 주인공들의 가족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은 심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성폭력을 저지른 당사자가 처벌을 받아야 하는 건 지극히 정상이나, 피해자일 수 있는 가족까지 연좌제 처벌을 하는 것은 비정상이기에 멈춰야 하는 건 당연하다.

언론이 비정상적인 마녀사냥을 유도하는 것을 질타해야 하며, 일부 네티즌들의 기행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것이 올바른 미투 응원법일 테니.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