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일요일밤에(아래 일밤) 새로운 코너 뜨거운 형제들의 정말 뜨거운 행진이 식을 줄 모르고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집의 이슈지수만으로 본다면 동시간대는 물론 최근 예능의 최대 기대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지경이다. 다만 뜨거운 형제들에 열광하는 연령층이 시청률로 환산되기 어려운 10대와 20대 주축이라는 점이 뜨거운 형제들 제작진의 고민이다. 일요일 저녁 예능은 가족단위 시청이 많은 탓에 남자의 자격, 1박2일의 고정 시청자층이 워낙 단단하다.

그렇지만 뜨거운 형제들의 이슈몰이가 계속 이어질 수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중장년층까지 이어질 것이다. 결국 지금의 기세를 꾸준히 끌고 갈 준비가 충분하냐는 것이 앞으로 뜨거운 형제들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 기대와 희망을 가능케 해주는 것은 역시나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 등 뜨거운 형제들을 실질적으로 끌어가는 노장 삼총사이다. 무엇보다 다행한 것은 탁재훈의 확실한 부활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주 업그레이드 아바타 소개팅은 스친소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내주소(내 주인을 소개합니다)였지만 사실은 탁재훈, 김구라에 대한 박휘순, 이기광의 복수전이나 다름없었다. 뜨거운 형제들의 첫 아이템이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던 아바타 소개팅 이후 상황극에서 다소 위기를 맞기도 했던 뜨거운 형제들이 곧바로 준비한 내주소 소개팅은 역할 바꾸기라는 반전요소를 섞어서 재미를 끌어냈다.

처음의 아바타 소개팅이 박휘순을 스타(?)로 만들었다면 이번 내주소 소개팅은 탁재훈의 예능감 부활의 확실한 신호탄이 되어준 것이다. 또한 아바타 소개팅은 기존 여덟 멤버 외에도 미모의 여성을 통해서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쓰고 버릴 카드는 결코 아니었다. 거기다가 아바타 훈련이라는 상황을 만들어서 탁재훈과 박휘순 조, 박명수와 한상진 조는 소개팅에 앞서 큰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정작 소개팅에 들어가서는 무조건 웃기자로 일관해서 목적을 잃은 개그 경쟁장이 된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로 대부분 충실히 아바타 역할을 소화해내서 재미를 쏟아냈다. 탁재훈과 박휘순, 박명수와 한상진 조가 너무 크게 웃겨서 상대적으로 빛을 덜 봤지만 김구라의 변화는 놀라웠다. 개인적으로는 김구라의 변화 그래프가 언제까지 상승곡선을 그릴 지 무척 궁금하다.


반면 쌈디를 조정한 노유민은 중간에 서로 포기해버릴 정도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고, 이후 일밤 게시판은 노유민에 대한 불만으로 들끓었다. 뜨거운 형제들이 출범한 지는 비록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노유민이 보여준 것이 없는데 대부분 멤버들이 모두 활약했던 이번 주에는 노유민의 부진이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결국 노유민은 뜨형의 김종민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노유민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지만 그만큼 뜨거운 형제들이 떴다는 얘기도 된다.

이전 코너였던 헌터스, 에코하우스에서는 누가 활약하고, 누가 병풍인지 관심조차 없었다. 병풍이니 민폐니 하는 지탄도 프로그램이 떠야 가능한 일종의 유명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예능을 통해서 끊임없이 제기된 병풍논란으로 하차한 사람이 없다. 그것은 제작진의 의리라기보다도 민폐 케릭터도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에 인기유지를 위한 나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민폐 케릭터까지 포함해서 뜨거운 형제들 제작진의 캐스팅은 교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런 반면 노유민과 함께 병풍 위기에 놓였던 한상진은 박명수와 짝을 이뤄서 이산의 홍국영 이미지를 훌쩍 벗어버리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였고, 노유민의 확실한 부진 덕택(?)에 어떻게 보면 예능 자격시험을 통과한 셈이 됐다. 박명수와 한상진의 '쓰기다시' 애드리브는 내주소 소개팅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아바타 소개팅은 이제 더 써먹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제작진이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아바타 콘셉트는 아직 유효하다. 다만 소개팅을 또 하게 된다면 식상해질 뿐만 아니라 스친소로 전락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뜨거운 형제들은 아바타 감독에게 큰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