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1월 한겨레21의 '상품권 페이' 보도로 방송계의 비정상적 외주제작 시스템이 사회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 시스템의 수혜자이자 가해자인 주요 방송사가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1월 '최악의 미보도'로 '방송사의 방송계 갑질 사례 외면 행태'를 선정했다.

민언련은 지난 21일 "올해 신설된 '최악의 미보도' 부문에는 '방송사의 방송계 갑질 사례 외면 행태'가 선정됐다"며 MBC·KBS·SBS·JTBC·TV조선·채널A·MBN 등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방송사를 관련 매체로 꼽았다.

한겨레 인터넷판 캡처

민언련은 "방송계 비정상적 제작 환경 실태 개선 문제는 현 시점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한겨레21 '상품권 페이' 보도는 이 사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면서 "그러나 정작 그 비정상적 외주제작 시스템의 가해자이자 수혜자인 방송사는 한겨레21 보도 이후부터 현 시점까지 저녁종합뉴스는커녕 그 외 어떤 방송 보도를 통해서도 이 사안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언련은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킨 사회적 의제에 대해, 이해 당사자가 모조리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침묵의 의도를 '업계 종사자의 카르텔'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송사 전반의 이러한 공적 책무 방기 행태가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민언련은 앞서 한겨레21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 중순에도 주요 방송사들이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방송사 갑질 이슈를 방송으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실제로 민언련이 문제 삼은 방송사들은 방송보도를 통해 프리랜서 방송 노동자들이 당한 갑질 사례를 다루지 않았다. 이들 방송사 중 일부가 '상품권 페이'를 지급한 것으로 지목된 SBS의 재발방지 약속 입장, 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계 외주제작시장 실태조사 점검 소식을 온라인 송고용 기사 정도로 다룬 것이 전부였다.

민언련은 "7개 방송사는 언급을 한다 해도 인터넷 뉴스로 처리하거나, 저녁종합뉴스에서는 다루지 않는 방식으로 사안을 은폐해왔다"며 "다른 분야의 '갑질'은 경쟁적으로 단독을 붙여 보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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