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정보방송통신소위원회(이하 방통소위) 구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국회 원 구성 당시의 취지를 살려 여야 4대4 비율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3대5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관련기사▶'망 중립성·포털' 공청회 무산된 이유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6년 상임위 구성 당시 여야는 여야 동수로 소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과방위 방통소위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4명, 민주당 3명, 국민의당 1명 등 4대4로 구성됐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탄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통합과정에서 호남의원들이 따로 민주평화당을 창당해 나갔고, 최명길 의원의 의원직 상실 이후 소위활동을 하던 김경진 의원이 민주평화당에 합류했다. 민주평화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고, 기존 국민의당 몫 소위 위원 자리 1석은 공석이 됐다.

문제는 바른미래당이 중도보수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당지형에 변화가 오면서 현재 공석에 바른미래당이 합류할 경우 여권 3명 대 범보수 야권 5명의 구도가 만들어진다. 2016년 원 구성 당시의 취지가 무너지는 셈이다.

22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이견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방통소위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재구성 문제를 놓고 여야 이견이 있었다"면서 "2소위(방통소위)가 계속 열리지 못하고 파행되는 이유는 구성 비율이 지금 민주당 3, 자유한국당 4, 국민의당 1로 돼 있던 것이 국민의당이 통합과정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당명을 바꾸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자리는 기존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소위활동을 하던 자리"라면서 "따라서 국민의당의 직위를 승계한 바른미래당에서 들어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추후에 민주당에서 2소위 관련해서 이의가 있으면 후반기 원 구성 협의 때 원만히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이 상태로 가면 언제까지 소위가 파행될 지 심히 걱정된다"면서 "2소위는 무엇보다 방송법이라는 주요법안도 있고, 많은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다. 조속히 가동돼서 그 동안 방송장악 논란으로 많은 얘기가 있었던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세정 의원도 박대출 의원을 거들었다. 오 의원은 "어떤 소위든지 교섭단체가 들어가야 해서 우리당이 들어가는 것은 맞다고 3당 간사가 만나서 얘기했다"면서 "비율을 바꾸자는 여당의 의견이 있었는데, 저희들은 원내대표가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법안소위를 정상화하고 비율을 바꾸는 건 원내대표에게 맡기자고 했다. 그런데 이게 해결이 안됐다"고 전했다.

오세정 의원은 "숫자를 바꾸는 건 원내대표들 간의 협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고 그것 때문에 (방통소위를) 유예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일단 소위를 정상화하고 회의하고, 구성 문제는 원내대표 차원에서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법안소위 문제는 간단한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합의만 하면 당장 움직일 수 있다"면서 "원래 상반기 원 구성 당시의 원칙과 현재의 국회 안의 교섭단체 변동 상황을 결합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당장이라도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원내대표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건데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숫자 조정, 비율 조정하면 오늘이라도 (소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민 의원은 박대출 의원이 방송법 개정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방송법은 이와는 별건"이라면서 "편성위원회 때문에 안 되는 거지, 소위랑은 전혀 관련 없다는 걸 말씀드린다. 원칙에 따라 협의·합의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유승희 의원은 "2소위 구성 관련해서 지금 원내대표 선까지 이 문제를 올려야 되는 상황이 온 것이 유감스럽다"면서 "그리고 몇 개월 남지 않아서 2소위를 우선 기존대로 구성하고 다음으로 넘기면 되지 않겠냐고 하는 얘기를 하시는데, 저 같은 경우는 19대 국회부터 망 중립성 법안을 내놓고 20대 들어와서 다시 제출해서 소위 논의를 아직까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렇게 매번 보면 간사 합의하라고 해놓고 결국 간사 합의가 제대로 된 적이 없다"면서 "결국 유야무야 몇 개월 지나가고, 우리가 책임져야 할 중요한 법안에 대한 논의는 안 되는 상황에서, 또 몇 개월을 보내자는 건 굉장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승희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 과정에서 기존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민주평화당으로 갔다. 원내교섭단체는 아니지만 분리가 됐다고 하니, 기존의 상황을 전제로 소위 구성하는 건 제가 볼 때는 고려해야 할 측면이 있다"면서 "현실을 인정하고 제대로 된 법안 논의가 심도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라도 간사 협의·합의가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 또 무책임하게 전반기 국회가 끝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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