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전부터 S본부의 중계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여러 이야기 중 특히 지적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해설자에 대한 것이죠.
처음 축구해설에 입문한 경남의 수문장, 김병지 해설위원이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거.
-한동안 차범근 해설위원의 S본부 이적(?)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고, 다른 이야기도 뭐 조금씩 이어지는 듯도 합니다만.

사실, 현역으로 선수생활을 하며 해설을 하는 경우나 현역 감독이 해설을 했던 사례 등은 이미 익숙하게 반복된 일입니다.
과거 모두가 같이 중계할 땐, 뭐, 어느 방송이나 여태껏 월드컵 시즌을 맡아 국가대표 출신 해설자 영입을 유행처럼. 경쟁처럼 펼쳐왔다는 거.

하지만. 막상 해설이란 부분이 그리 쉽지 않고,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차범근 위원의 경우 정말 많은 준비를 한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대단하죠.

각 사마다 본래의 해설위원을 두고 있지만, 월드컵과 같은 이벤트엔 좀 더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시도가 이뤄지는데요.
사실 그 결과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고, 그나마 성공한 것이 차범근 해설위원을 영입했던 MBC의 시도 정도였다는거.

이번에도 많은 고민 끝에 수락했다는데, 2006 독일 월드컵의 경우도 현역 감독으로 해설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함께했다는 차범근 위원,
여러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전문적인 해설자도 아니고, 더구나 방송인이 아니기에, 여러 준비가 많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차위원의 사례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다음 대회까지 이어진 특별 초대 해설자가 드물었던 이유도 그런데 있을 듯 하다는 거.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가 과연 그렇게 처음 마이크를 잡은 해설자만의 자질을 탓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선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듯 합니다.

무엇보다 해설자란 자리는 분명 방송의 코멘트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
나머지 절반, 혹은 그 이상은 전문 방송인, 아나운서들이 차지하는 캐스터란 자리가 크다는 겁니다.
해설위원의 경기분석만큼이나 캐스터의 경기 상황 전달이 중요하고, 캐스터가 선수를 소개해야 해설위원이 그 선수의 특징을 말하는 것,
바로 중계의 오디오, 그 가운데 현장음을 제외한 코멘트 부분은 그렇게 구성된다는 거죠.

이번 S본부의 중계, 특히나 김병지 해설위원의 중계는 그의 잘못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개막전이나 우리 한국의 첫 경기 등에서 들어난 코멘트의 아쉬움은 캐스터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혹은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문제는 이번 중계를 못했던 MBC나 KBS가 중계했더라도 역시, 비슷하게 나타났을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공중파에서 정말 드물게 만나는 축구중계,
K리그 중계는 케이블에서도 보기 힘들고, 유럽 축구를 중계하는 스포츠 채널들의 캐스터들이 그나마 있습니다만, 공중파와의 교류는 거의 없죠.

한마디로 축구중계를 연습해 볼 기회가 대부분의 캐스터들은 없었단 말입니다.
처음 중계를 하는 해설자, 혹은 캐스터라면 우리의 K리그나, 최소한 평가전을 통해 몇 차례의 경험이 당연히 필요할 터,
캐스터나 해설진은 다양하지만.. 그들의 경험은 빈약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S본부의 해설자들 중에서도 박문성 위원이나 장지현 위원은 그동안 스포츠 채널에서의 중계로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대부분의 캐스터들은 그런 경험조차 없었단 거, 아쉽습니다. 그런 경험 부족은 당연히 방송의 사소한 사고와 어색함을 불러오기 마련이니까요.

국가대표, 그리고 월드컵만을 중계하는 공중파들의 태도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어느 채널 할 것 없이 계속될 겁니다.
이건 결코 해설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지 해설자가 좀 더 방송에 익숙하다면 덜 티가 날 뿐이겠죠.
지금의 중계 멘트에 대한 논란, 결코 해설자만의 문제는 아닐 듯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인다면, 지금 김병지 위원, 초보 해설위원치곤 정말 크게 나아지고 있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분명히 해설이 조금씩 진화한다는 느낌, 아마 경험 많고 안정적인 캐스터와 호흡을 맞췄다면 더 쉽게 적응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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