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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사람이 빛났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이모저모[블로그와]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8.02.10 12:22

올림픽 개막식은 단순한 이벤트 축제가 아니다. 개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정치 상황이 고스란히 집약된, 국가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올림픽 개막식으로는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대회가 꼽힌다. 전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국가답게 영국 출신 팝스타와 스포츠스타, 영화배우들이 총출동한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한 한 편의 뮤지컬과 같았다. 

<난타> 제작자로 유명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총감독이 총감독을 맡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식이 겨냥한 포지셔닝 또한 한 편의 아름다운 뮤지컬이었다. 평창 올림픽의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란 주제 하에 한국인들이 가진 열정과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개막식 무대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하는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화려한 조명과 불꽃이 평창 하늘을 수놓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8시부터 10시 20분까지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평창 올림픽 개막식을 요약하면 평화, 사람, 기술이다.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듯이, 이번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화려한 퍼포먼스가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한반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신화와 전통 문화가 결합한 공연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다는 평이다. 현대 예술에 한국적인 색채를 녹이는 데 정평이 나있는 양정웅 개막식 연출자의 장기가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어떤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돋보이는 것은 개막식에 메인으로 등장하는 ‘사람’이었다. 강원도에 사는 다섯 아이가(올림픽 오륜기를 상징)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아낸 평창 올림픽 개막식. 개막식의 주인공인 다섯 아이가 등장하며, 또 다른 주인공인 개막식 참석 관람객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번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선수단 입장을 아예 식 중간에 배치하여 올림픽 선수들도 함께 개막식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조치했다. 

남북, 한반도기 앞세우고 동시 입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역시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된 ‘코리아’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는 장면이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 남북 단일팀 입장을 두고 여러 말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평화를 앞세운 평창 올림픽에 가장 걸맞은 코리아 선수들의 등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성화봉송 최종 점화 직전 주자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소속 박종아 정수현 선수가 참여해 남과 북이 함께하는 평화 올림픽을 더욱 강조한다. 

성화봉송의 최종 주자는 예상했던 대로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였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리스트로 평창 올림픽을 유치, 개최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던 김연아인 만큼 평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평창 올림픽의 공식 시작을 알린 것이다. 피겨여왕답게 피겨 스케이팅을 타고 성화대 위에 깜짝 입장한 김연아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스케이팅 실력을 자랑하며 한 마리의 백조처럼 아름답게 성화대에 불을 지폈다.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kbs 중계화면 갈무리)

애초 평창 올림픽 개막식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은 것 같은 불안한 행사로 보였다. 평창의 추운 날씨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천장 없는 올림픽 스타디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평창 올림픽 진행 비리,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군데군데 드러나는 운영상 문제점 등이 끊임없이 지적돼왔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평창 올림픽 개막식은 대한민국의 문화와 전통, 첨단기술을 앞세운 화려한 퍼포먼스로 전 세계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큰 실수 없이 안정적인 운영이 돋보인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될 만하다. 평화와 사람을 강조한 올림픽 개막식처럼, 앞으로 17일간 펼쳐지는 평창 올림픽 또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 대회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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