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팀은 우리나라 대표팀을 현지에서 응원하기 위해 직접 남아공 원정을 갔는데요. 전날 토요일 저녁 2:0 승리의 감흥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남자의 자격을 통해 그 승리의 장면과 응원하는 국민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되니까 정말 너무 흐믓했습니다.

승리의 그리스전, 몇 번을 봐도 감동이다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번 월드컵은 SBS의 단독 중계입니다. 그래서 남자의 자격팀 역시 남아공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주었는데요. SBS 독점이라 KBS인 남자의 자격은 많은 것을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고 국민을 대신해 현지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들을 통해서 생생한 경기 장면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남자의 자격팀은 남아공 현지 촬영을 통해서 월드컵 현지의 생생한 모습들과 우리나라 대표팀이 선전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기획은 했지만, 월드컵 중계권을 따지 못해 월드컵 관련 예산 편성은 되지 않은 모습이었는데요. 인천공항에서 출발 전 가난한 살림으로 어렵게 가는 거지만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응원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남자의 자격팀은 붉은 악마 원정 응원단과 함께 남아공 현지로 출발했는데요. 붉은 악마 원정 응원단은 총 70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경기 전 붉은 티셔츠를 현지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경기 때면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서 대형 태극기를 휘날리고 북도 치면서 분위기를 한껏 띄우며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한다는 붉은 악마의 열정은 참 보기 좋았는데요.

하지만 그런 붉은 악마 해외 원정 응원단은 후원도 받지 못한 채 적금까지 깨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경비 및 응원 도구까지 대부분이 개인 지출을 통해 부담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안타까우면서 참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KBS는 월드컵 중계권이 없기 때문에 남자의 자격에서는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주로 방송을 했는데요. 국내와 남아공 현지에서 응원하는 모습들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전날 승리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스케줄 상 남자의 자격팀과 함께 남아공으로 출발하지 못한 김국진이 코엑스 앞 봉은사와 영동대로에서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남자의 자격에서는 성당, 아파트, 동대문 시장, 산후조리원, 지하철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반응과 인터뷰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김남일 선수의 아내이자 KBS 아나운서인 김보민 아나운서가 노골적(?)으로 김남일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재밌기도 하고, SBS 독점 중계로 월드컵 때 할 일이 없어진 KBS 스포츠 해설위원들이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나마 해설하는 모습도 함께 보니 참 새롭기도 하면서 안타깝더군요.

또 남아공 현지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하는 남자의 자격팀의 모습까지, 그렇게 남자의 자격은 대한민국과 남아공까지 한 마음 한 뜻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응원하는 대한민국 오천만의 바램들을 생생하게 잘 보여주었는데요. 정말 몇 번을 봐도 승리의 감동은 다시 되살아나며 골 넣는 장면에서는 짜릿함이 느껴졌습니다.

월드컵은 국민의 축제인가? SBS의 축제인가?

그런데 그렇게 남자의 자격을 재밌게 보고 나니 기사가 하나 떴는데요. SBS가 월드컵 영상을 사용한 남자의 자격은 FIFA 규정 위반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에 대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에서 KBS가 중계권이 없기 때문에 응원 위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하나, 경기 장면 특히 골 넣는 장면이나 위기의 순간 등 잠깐씩은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요. SBS는 경기 중계권자가 아닌 KBS는 월드컵 영상을 뉴스에서 단순 보도용으로 단 2분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남자의 자격처럼 중간 중간에 보여준 월드컵 영상을 이용하는 것은 명백히 규정위반으로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분명 SBS가 수많은 돈을 들여 중계권을 독점으로 따왔기 때문에 모든 월드컵 관련 영상은 SBS의 허락을 받거나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 KBS와 SBS와의 관계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국민들은 SBS에 왜 휘둘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막말로 SBS가 중계권을 독점했기 때문에 사장이 미친 척하고 국민들에게 보여주지마 하면, 국민들은 월드컵을 볼 수가 없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 토요일 그리스전 승리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는데, 방송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는 월드컵 영상을 사용하지 말라며 딴지를 거는 SBS를 보니 참 씁쓸합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볼 권리도 SBS는 쥐고 흔들며, 국민들에게 무조건 월드컵도 CF도 SBS만 보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깐요.

SBS 역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비싼 돈 들여 독점권을 따냈기 때문에, 본전 그 이상을 뽑으려면 독점권을 강하게 행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국민의 볼 권리를 쥐고 흔든다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로서는 억울한 것이죠.

정말 월드컵이 전세계인과 함께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 축제인 것인지, 독점으로 크게 한몫 챙기려는 SBS의 머니 축제인지 참 씁쓸하기만 하네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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