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아닌척 해봐도 내일은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월드컵 개막일입니다.
사상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펼쳐지는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의 주인공이 전대회 우승팀에서 개최국으로 바뀐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남아공이 개막전의 주인공이죠.

그 영광의 개막전 상대는 멕시코.
사실 멕시코는 개막전과 깊은 인연이 있는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4번의 개막전에서 거둔 1무 3패를 포함해, 첫날 월드컵에서 1무 5패를 기록한 멕시코, 승리가 없는 팀이라 남아공은 은근한 기대도 클 듯 합니다.

FIFA는 1974년 대회부터 개막전의 붐업을 위해 전 대회 우승팀을 개막전에 출전시키는 전통을 만들었는데요.
공교롭게도 디펜딩 챔피언들의 성적이 신통치 못한 징크스가 이어지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끝으로 이 전통을 바꿔 개최국이 다시 출전하게 됐다는 거.
-1958년부터 1970년 대회까지 3번의 월드컵에선 개최국이 개막 당일에 출전을 했죠.-

그렇다면, 역대 월드컵들의 개막전, 혹은 개막 당일의 흔적들을 한번 기록으로 살펴볼까요?

최초의 월드컵인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 첫번째 승리팀?
1930년. 7월 13일 오후 3시. 우루과이
프랑스 4:1 멕시코
같은 날 다른 곳에서 펼쳐진 경기에선, 미국 3:0벨기에,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동시에 무려 8경기나 열렸습니다. 5월 27일, 4시 30분. 동시에 너무 많이 경기가 열렸던 이탈리아.
스웨덴 3:2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3:2 프랑스
독일 5:2 벨기에
스페인 3:1 브라질
헝가리 4:2 이집트
스위스 3:2 네덜란드
이탈리아 7:1 미국
체코슬로바키아 2:1 루마니아

당연히 월드컵 첫날 최고로 많은 골이 터진 대회로 기록될 이 대회, 특히나 이탈리아와 미국의 경기의 7:1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듯 합니다.

다행히, 이어진 1938년 프랑스 월드컵은 개막일, 한 경기만 펼쳤는데요.
1938년 6월 4일 프랑스 오후 5시.
스위스 독일 1:1

전쟁으로 한동안 끊겼던 월드컵이 돌아온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남미 대륙의 축구강호, 브라질에서 드디어 월드컵이 열렸고, 홈팀 브라질이 개막전에 나섭니다.
월드컵 개막일 최다 승인 4승의 주역, 브라질의 승리 행진은 이때부터 시작됐죠.
1950년 6월 24일 브라질 오후 3시
브라질 4:0 멕시코

이어진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우리 대한민국의 첫 번째 월드컵이기도 한 이 대회, 역시나 개막일에 4경기나 펼쳐졌습니다.
6월 16일 오후 6시에 무려 4경기나 펼쳐진 1954년 스위스. 이날은 모두가 X:0의 승리를 기록했다는 거.
유고 1:0 프랑스
브라질 5:0 멕시코
오스트리아 1:0 스코틀랜드
우루과이 2:0 체코슬로바키아

이어진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때부터 홈팀 개막전 출전이 시작됩니다. 이전까지 월드컵에 비해 가장 이른 시간에 펼쳐진 개막전에서 주최국 승리가 시작됩니다.
1958년 6월 8일 스웨덴 오후 2시
스웨덴 3:0 멕시코

유럽에서 다시 남미로 장소를 바꾼 1962년 칠레 월드컵, 역시나 주최국 승리는 이어진 가운데 동일 시간, 3경기나 펼쳐집니다.
1962년 칠레, 5월 30일 오후 3시의 3경기,
우루과이 2:1 콜롬비아
칠레 3:1 스위스
브라질 2:0 멕시코

이번 월드컵 개막전 출전국이기도 한 멕시코에서 펼쳐진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때 멕시코는 개막전에서 간신히 패배를 피해, 무승부를 기록합니다.
1970년 멕시코 5월 31일, 오후 12시
멕시코 0:0 소련

------------------------<전 대회 우승국가 개막전 출전>--------------------------------

전 대회 우승국가의 개막전으로 펼쳐지는 첫 1974년 독일 월드컵, 하지만 이때부터 디펜딩 챔피언 부진의 징크스는 시작됩니다.
1974년 독일 6월 13일, 오후 5시
브라질 0:0 유고슬라비아

이어진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도 전 대회 우승국은 승리의 맛을 보지 못하죠.
1978년 아르헨티나 6월 1일, 오후 3시
독일 0:0 폴란드

심지어 전 대회 우승팀의 개막전 패배가 기록된 1982년 스페인 월드컵, 가장 늦은 시간에 펼쳐진 개막전이기도 합니다.
1982년 스페인 6월 13일, 오후 8시
아르헨티나 0:1 벨기에

한국의 출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월드컵이기도 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하지만 전 대회 우승팀은 여전히 승을 기록하지 못합니다.
1986년 멕시코 5월 31일, 오후 12시
불가리아 0:0 이탈리아

1990년 이틸라이 월드컵은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에 아프리카 개막전 열풍과 호재가 더해진 해이기도 합니다.
1990년 이탈리아 6월 8일, 오후 6시
아르헨티나 0:1 카메룬

드디어 전 대회 우승팀의 개막전 승리가 처음 펼쳐진 1994년 미국 월드컵,
1994년 미국, 6월 17일, 오후 3시
독일 1:0 볼리비아

한번 이기기가 힘들어서인지, 연속으로 전 대회 우승팀 개막전 승리를 기록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998년 프랑스, 6월 10일 오후 5시반
브라질 2:1 스코틀랜드

2002년 한일 월드컵, 또다시 이어진 개막전 징크스와 아프리카 돌풍, 결국 개막전에 출전하던 디펜딩 챔피언은 여기까지였습니다.
2002년 한국/일본 5월 31일 오후 8시반
프랑스 0:1 세네갈

----------------------------<개최국 개막전 출전 방식>-------------------------------

다시 홈팀이 개막전에 출전한 2006년 독일월드컵, 홈팀 독일은 정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2006년 독일 6월 9일 오후 6시
독일 4:2 코스타리카

그리고 2010년, 드디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6월 11일 오후 4시
남아공 ?:? 멕시코

ⓒ연합뉴스
여러 통계나 기록이 남아공을 향해 미소 짓는 듯 한 가운데..
드디어 2010 월드컵, 남아공의 개막전은 이제 하루하고 10시간 뒤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기대가 되는군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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