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이면 2010 남아공월드컵이 개막됩니다. 4년에 한 번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축구 축제, 월드컵이 1달간의 열전에 돌입하게 될 텐데요. 팬들의 열기도 뜨겁지만 본선에 출전하는 각 팀들의 준비 또한 막바지에 달하면서 벌써부터 흥분과 긴장감이 동시에 느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역시 첫 경기 그리스전을 이틀 앞두고 막바지 훈련을 한창 진행하면서 원정 첫 16강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32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대륙은 바로 유럽입니다. 하지만 유럽보다 규모가 크면서 늘 잠재적인 힘을 보유하고 있는 대륙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이 속한 아시아가 그 주인공입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4강, 일본 16강 진출로 중심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보였던 아시아 축구가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지난 독일월드컵에서의 좌절을 딛고 조금이나마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단골 손님, 대한민국을 비롯해 44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북한, 아시아축구연맹에 오른 뒤 처음 아시아 대표로 본선에 진출한 호주, 지난 1998년 이후 4회 연속 본선에 나서는 일본까지 4팀이 과연 '제3대륙'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최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결과가 기대됩니다.

▲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어떻게 희비가 엇갈릴까.ⓒ연합뉴스
지난 1938년 동인도제도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월드컵 본선에 이름을 올린 뒤, 아시아는 꾸준하게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비교적 깊은 인연을 맺었습니다. 1966년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데 이어 1994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16강에 올라 중동팀으로는 처음 월드컵 16강에 오른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가 지난 1986년 이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라 지난 2002년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하며 월드컵에서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가 월드컵과 깊은 인연을 맺은 것과는 반대로 그리 인연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토너먼트에 오른 것이 단 4차례에 불과할 만큼 아시아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많이 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 1승을 거둔 팀은 한국이 유일했으며(호주는 당시 오세아니아 축구협회 소속) 16강에 오른 팀을 단 한 팀도 배출시키지 못해 좌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가 눈부신 성장을 이루면서 세계 축구계가 아시아 축구를 저평가하는 수준까지 이르렀고, 심지어는 월드컵 출전 티켓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실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약간의 부담감'을 갖고 대회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지난 월드컵에 이어 또 한 번 조별 예선 진출팀을 단 한 팀이라도 배출시키지 못한다면 아시아 축구의 위상은 한층 더 떨어질 게 뻔하고, 지난 대회에서 논의가 시도됐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월드컵 출전 티켓 문제도 다시 떠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프리카, 북중미 등이 꼭 1-2팀씩 월드컵에서 토너먼트 진출팀을 배출한 것에 비해 아시아 축구에 대한 저평가는 한층 더 심화될 것이고, 이 때문에 각종 축구 이슈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일단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4개 팀 가운데 가장 토너먼트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팀은 바로 한국입니다. 북한은 경험 부족에다 상대할 팀이 너무 강해 어려움이 예상되며, 일본은 최근 A매치에서 5연패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또 호주 역시 2006년에 비해 전력이 강하지 않은데다 독일, 가나, 세르비아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쉽지 않은 여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의 경기가 예정됐지만 주축 선수들의 기량이 좋고, 아시아 출전팀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어 유수 외신들로부터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변수가 많아 경기를 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으로 놓고 봤을 때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한국을 꼽는 사람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어쨌든 이미 23명 최종엔트리가 구성되고, 월드컵 개막 역시 하루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그야말로 세계 축구계 내에서는 위기에 빠져 있는 아시아 축구가 이번 월드컵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물론 한국 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Pride of Asia)'이라는 2002월드컵 8강전 카드섹션에 걸맞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더욱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

- 예비군 동원 훈련 관계로 사흘간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개막일에 그동안 쓰지 못했던 글을 마구마구 쏟아낼 예정이니 월드컵 기간동안 제 블로그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