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일승>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한 배우가 있다. ‘정혜성’하면 예쁜 외모가 갖는 선입견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 연기만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자리하기 쉽다. 하지만 정혜성은 <의문의 일승>을 통해 로코가 아니라도 다른 연기로 어필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하나 더, 정혜성은 <의문의 일승> 외에도 <김과장> 및 <맨홀> 등의 작품에 출연했는데 작품과 작품 사이 쉬는 간격이 짧은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이전 작품을 끝내자마자 <의문의 일승>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쉬는 것도 좋지만 기회가 왔을 때 저의 몫을 다하는 것도 좋다는 걸 알게 됐다.” ‘워커홀릭’으로 보일 정도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줄 아는 배우, 정혜성을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났다.

배우 정혜성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수확이 있다면?

“드라마에 선배들이 많았다. 작은 역할로 나온 분도 보면 연극에서 뿌리가 깊은 분이 많았다. 연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같이 연기하면서 그 안에서 배우는 게 많았다. 김희원 선배는 일찍 나오고, 늘 준비돼 있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선배였다.

김희원 선배는 선배라서 후배에게 (먼저)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후배에게 베풀 줄 아셨다. 가령 리허설 때 제 연기를 보고는 ‘진영이(정혜성의 배역)가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 이렇게 맞춰줄게’ 하고 저의 연기에 맞춰 주는 식이었다. 내가 선배가 된다면 김 선배처럼 후배에게 베풀 수 있고, 맞춰줄 수 있는 스펙트럼의 배우가 돼야겠다고 다짐할 정도였다.

감독은 짧게 나오는 배우도 존중했다. ‘오늘도 너무 감사합니다’ 하고 늘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했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와서 촬영 때 자정을 넘겨 끝난 적이 많지 않다. 감독을 보며 ‘사람을 대할 때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배우 정혜성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이전 인터뷰를 보니 “방황을 치유해준 작품이 이번 작품”이라고 답변했다.

“이전 인터뷰에서 ‘방황’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치유’라고 표현했다. 배우가 해야 할 일만 하는 작품이 아니라 마음속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작업하는 걸 드라마 현장에서 보면서 ‘이 세상은 아직 살 만하구나’ 하는 따뜻함을 느끼면서 치유를 받았던 거다.

러블리한 역할을 많이 연기할 때 사람들은 ‘정혜성이 러블리한 작품만 할 수 있는가 보다’ 하다가 이번 진영이의 러블리하지 않은 연기를 하면서 감독이 많이 믿어주고 치유해줬다. 연기에 대해 질문을 하면 감독이 명확하게 답해서 연기하기 편했다.”

-이번 배역인 진영이라는 캐릭터는 몸을 많이 쓰는 역할이었다.

“유도나 합기도를 해본 적이 없는데 액션 연기는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무술 감독이 무술 연기를 잘 짜기로 유명한 분이다. 제가 하는 걸 보고 저를 맹훈련 시켰다. 앵글로 볼 때 각이 있어 보이는 노하우를 많이 알려줬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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