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남수 YTN 사장이 "합의파기는 없었다"며 "지금 노조의 움직임은 공정방송 투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 1일 시작된 YTN 총파업 사태는 공전의 공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최남수 사장은 오늘(2일) 아침 'MBC뉴스투데이'에 출연해 "합의 파기는 없었다"며 "지금 노조의 움직임은 공정방송 투쟁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지부)가 공개한 보도국장 합의 관련 녹취록이 조작됐다며 합의파기를 부인했다.

YTN지부는 최남수 사장의 퇴진과 파업 사태의 이유로 △사장선임 조건이었던 노사합의 파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환원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칭송 △간호사 성추행 트위터 논란 등을 들고 있다.

2월 2일 'MBC뉴스투데이' 최남수 YTN사장 인터뷰 화면 갈무리

최남수 사장은 파업사태의 주 원인인 '합의파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 사장은 사장 취임 전 YTN 보도국장과 관련한 노사합의 과정에서 '같이 노력해보자'고 말했을 뿐 확실한 답은 뒤에 주기로 했다며 노조의 합의파기 주장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최 사장은 합의파기가 사태의 본질이 아니라 노조가 사장의 인사권을 요구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다른 보도국장을 지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합의파기 외에 간호사 성추행 트윗 논란, MB칭송 칼럼 등에 대해서도 최남수 사장은 "앞으로 글을 쓰고 SNS를 하는 데 큰 교훈으로 삼겠다", "자전거 애호가이기 때문에 4대강을 칭송한 게 아니라 자전거 길을 좋아한 것" 등의 입장을 내놓으며 "비민주적 압박에 의해 중도하차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최남수 사장이 합의파기가 아니라며 사태의 본질이라고 주장한 '노조의 인사권 요구'의 근거는 노사합의 과정에서 YTN지부가 인사권을 요구했다는 것과 복직기자가 중심인 YTN 혁신 TFT안에 사장의 인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협상 당사자였던 박진수 YTN지부장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에서 협상 과정에서 인사권과 관련한 합의는 '보도국장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사장과 협의한다'는 내용이 전부라고 밝힌 바 있다. 협상 중재자였던 김 위원장은 협상 과정에서 '인사권'이 아닌 '인사제청권'임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혁신TFT안의 '보도국장 인사권'과 관련해서도 권준기 YTN지부 사무국장은 혁신안 중 '인사권'이라는 단어는 딱 한 번 등장하고, 이는 보도국 편집인에 대한 보도국장의 러닝메이트 제안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최남수 사장은 이를 보도국 전체에 대한 인사권 행사라며 자신은 '바지사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YTN 혁신 TF는 회사 조직으로, 지난해 8월 당시 김호성 사장 직무대행(상무)이 대규모 인사발령을 내면서 조승호·현덕수·노종면 등 복직자 3명을 인사발령 낸 곳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일 공정방송 쟁취와 최남수 사장 퇴진을 목표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미디어스)

최남수 사장이 MBC 인터뷰에서 YTN지부가 공개한 협상 당시 녹취록이 조작됐다며 보도국장 내정자와 관련한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박진수 YTN지부장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질을 흐리는 최남수 씨의 또다른 행위"라며 "본질적으로 세 사람이 합의한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녹취록에서 최남수 사장은 "보도국장은 해직자 중 한 명"이라며 노조가 취임을 전제로 제안하면 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3자 협상 이전에 김환균 위원장과 이미 보도국장 내정자 지명을 합의했고, '보도국장은 해직자 중 한 명'이라는 말까지 한 최 사장이 녹취록 조작을 주장하고 합의파기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게 박 지부장의 설명이다.

또 박진수 지부장은 "'보도국장 인사를 존중하고 사장과 합의한다'는 말은 시종일관 했던 얘기"라며 "이건 한 마디로 노조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노조와 협상을 하고싶다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의 출근저지로 출근하지 못했던 최남수 YTN사장은 2일 오후 기습 출근했다. YTN지부 조합원들은 최남수 사장을 둘러싸고 '합의가 없었다'고 인터뷰한 최남수 사장을 비난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페이스북 라이브 갈무리)

한편, YTN지부의 출근저지로 출근하지 못했던 최남수 사장은 이날 오후 기습 출근을 감행했다. MBC 인터뷰에서 "명확한 합의가 없었고, 그래서 합의 파기가 없었다"고 얘기한 최 사장은 YTN지부 조합원들에 둘러싸여 크게 비난 받았다. 조합원들은 "사기꾼이다", "절대 사장될 수 없다", "방송에 나가서 왜 거짓말을 하나", "합의 깼잖아", "노조가 인사권을 언제 요구했나" 등 고성이 오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