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 프로야구 중계방송보다 일본 프로야구 중계를 우선시했던 방송사가 야구팬들에게 비난을 샀던 적이 있었죠.
이승엽 선수의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향한 중계방송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는 거.
과거 선동열 현 삼성감독이나 이종범 선수 등이 일본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우리 방송엔 심심치 않게 일본 프로야구가 비춰져 왔습니다.

올 시즌 역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2명의 거포, 이범호와 김태균의 진출이 있었고,
이를 보며 왠지 일본 프로야구 중계방송에 대한 예감이, 그것도 당시에는 좀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그런 불안함(?)은 포스팅, '일본야구 중계의 시대는 오는가' 에서 절실하게 함께 합니다.-

결국은 스포츠 채널이 아니긴 해도, 케이블 채널 가운데 한 곳에서 롯데에서 맹활약 중인 "김태균"선수의 중계방송을 펼치기 시작했죠.

이승엽 선수의 전성기, 아니 그보다 앞서 주니치 한국인 3인방 시절부터 이어진 일본 프로야구 중계방송,
-과거 우리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전, 부산에서는 일본 프로야구가 유선방송의 인기 콘텐츠였던 시절도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관심을 모으는 대상이긴 합니다만..
3시간 정도 이어지는 야구중계 방송에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죠.
그나마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선수의 전성기처럼 선발투수로 활약한다면 경기의 3분의 1 이상 그와 함께할 수 있겠습니다만...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타자거나 중간 및 마무리 투수가 대부분, 결코 긴 시간을 할애받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늘 관심을 받고, 많은 이들에게 인기 있는 일본 프로야구의 모습. 그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늘 밝히는 바입니다만... 가장 큰 부분은 우리 선수와 상대 선수란 명확한 구분 짓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거.
국내 프로야구에선 자신의 지지팀과 지지하지 않는 팀으로 팀이 나뉘며, 심지어 그런 구분에 속하지 않는 팀의 경기도 있기 마련이죠.
또, 설사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보더라도 너무 크게 지거나, 뒤진다면 중계를 보는 재미나 의지가 떨어집니다.

그에 비해, 우리 선수의 활약에 집중하고 보게 되는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선수의 소속팀을 응원합니다.
또 그 팀이 지더라도 아직까지 우리 선수의 출전이 남아있다면 그의 활약을 응원하며 보게 되는 효과가 있다는 거.
국내에서 정상급인 스타들이 진출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정적인 팬이 많다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단적인 사례로 국내에서 톱타자의 자리에서 일본 진출을 시도한 국민타자 이승엽의 경우, 그의 첫 시범경기도 중계 방송됐죠.
고향이자, 이전 소속팀 삼성의 연고지였던 대구에서 대구지역 공중파, 대구MBC를 통해 중계 방송됐다는 겁니다.
이승엽이란 우리 프로야구 대표스타의 모습이 일본에서 어떻게 보여 질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중계방송을 불러왔다 할 수 있다는 거.
한때, 전국중계까지 논의됐다니, 이는 분명 이승엽 선수의 당시 인기의 반증이자 이런 중계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듯.

또 한 가지 측면은 시청 시간대가 일본 프로야구는 다른 여타의 해외 스포츠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 프로야구가 겹친다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오히려 경쟁력이 약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오전시간에 주로 펼쳐지는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나, 늦은 밤에 펼쳐지는 유럽 축구에 비하면 순간순간의 접촉 효과가 훨씬 높다는 거.

야구란 종목의 특성상 이닝과 이닝 사이마다, 채널에 잠시잠시 머물 수 있다는 점도 그 효과를 더해주는 이유일 듯 합니다.

어찌됐던.
우리 선수들의 활약과 성공적인 시즌의 반증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야구중계이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우리 프로야구의 스타들이 자꾸 일본으로 떠난다는 증거란 생각에 항상 씁쓸하기도 합니다.

분명 볼만한 가치와 사람들을 끌 가치가 있는 콘텐츠, 하지만 한편으론 왠지 마음 한켠이 조금 불편해지는 대상,
일본 프로야구 중계는 2010년에도 그렇게 우리 곁에서 그 자리를 만들어낸 듯 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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