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만큼 서러운 일은 없다고 하죠. 개인은 물론이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니 평소 몸관리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평소 몸관리로도 관리가 안 되는 것이 바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다치는 경우일 것입니다. 이러한 부상으로 인해서 개인이나 조직이나 모두 일반적으로 다치는 것보다 더 큰 상처를 입곤 합니다.
요즘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스타 플레이어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엔 이전 월드컵 수준만큼 생각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선을 넘은 듯 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선수만 해도 20명이 넘어가고, 제대로 한 팀을 꾸릴 수 있을 정도니 이 정도면 부상이 '월드컵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전날에는 코트디부아르의 세계적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가 일본과의 평가전 도중 상대 수비수 다나카 툴리오의 강한 몸싸움에 넘어져 팔꿈치 골절상을 입으면서 한때 월드컵 출전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응급 처치를 잘 하고, 이후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히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트디부아르 전력의 핵이나 다름없는 드로그바의 부상은 선수단은 물론이고, 많은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습니다. 반면 잉글랜드 중앙 수비수 핵, 리오 퍼디난드는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던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월드컵 본선 출전이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미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큰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졌던 상황에서 주전 선수였던 퍼디난드마저 다치면서 44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로서는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최대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던 주장 미하엘 발락이 잉글랜드 FA컵 결승 도중 발목 부상을 입어 최종엔트리 발표 직전 낙마한데 이어 이전에는 주전 골키퍼인 레네 아들러, 수비형 미드필더인 지몬 롤페스, 신예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트래슈가 줄줄이 큰 부상을 당해 전차군단의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요아힘 뢰브 감독은 최종엔트리 발탁 작업에 상당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였는데요.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독일이 실제 결과로도 부상 때문에 큰 피해를 입는 팀이 될 지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독일과 한 조에 속한 가나의 주축 선수, 마이클 에시엔과 포르투갈의 대표 수비수 조제 보싱와 역시 지난해 말에 다친 무릎 부상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고, 프랑스 수비형 미드필더 라사나 디아라는 잇따른 복통, 장염 증세로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주축 중앙 수비수인 곽태휘가 벨라루스와의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너무나도 안타깝게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고, 우리의 첫 상대인 그리스의 핵심 백업 공격수 이오니스 아마나티디스 역시 무릎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면 꽤 상당수 선수들이 무릎을 다쳐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은 것이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선수들 모두 경기 중 뜻하지 않게 다친 부상이라고 하지만 로번, 드로그바, 발락 등 월드컵 직전에 다친 선수들의 비율이 의외로 많은 것도 주목해 볼 부분입니다. 이는 1년 넘게 이어진 유럽 리그가 끝난 직후 피로를 풀 겨를도 없이 무리하게 뛰다가 다치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도 해석해볼 수 있겠는데요. 어찌 됐든 영광스러운 월드컵이 되기 위해서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 모두에게는 좋은 활약을 보이겠다기보다 먼저 몸을 안 다치고 뛰겠다는 마음가짐이 더욱 필요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선수 외에도 훈련 중 다치는 선수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데 어느 때보다도 몸 관리에 예민해진 시기인 만큼 개인이나 팀 전체적으로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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