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무한도전 200회 특집의 나머지 분량, 인도 여자 좀비편과 박명수 뻥이야 몰카편이 방영되었는데요. 특히나 박명수 뻥이야 몰카를 보면서 정말 배꼽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이 200회를 맞이하여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데 그렇게 시원한 웃음 뒤로 무한도전이 200회를 맞이하여 말하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무한도전 200회 특집의 주제는 모두 3가지였는데요. 기부, 좀비, 박명수 속이기 이렇게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진행이 되었습니다.

저번 주에 방영된 기부 역시 강제 기부에 대한 풍자와 함께 기부라는 것을 억지로 하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연예인의 실태를 보여주었는데요. 그렇게 기부란 자신이 가진 것이 많고 적음에 따라 주위의 강요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유재석이 선뜻 자신도 같이 기부를 하겠다는 말을 보면서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부가 진정한 기부 문화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방영된 인도 여자 좀비편은 좀비로 물들어 가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잘 표현되었는데요. 결국 백신을 구하는데 실패를 함으로서 모두 좀비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한명의 좀비에 의해 점차 사람들이 감염되고 결국 모두 좀비로 변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언론의 무서움을 잘 보여주었지요.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편집하여 보도함으로서, 그것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이 좀비처럼 그것을 믿고 신뢰함에 따라 세뇌되어 가는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백신을 구하기 위해 옳은 소리를 하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결국 좀비의 공격으로 그것이 좌절당하고, 점점 좀비로 변한 다수에 의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정상인은 별난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되며 결국 도대체 진실은 무엇인지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세상을 표현한 것이죠.

비록 이번 인도 여자 좀비편의 재미는 떨어진다는 평이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 보아야 할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백신을 구해서 좀비로부터 세상을 구원하는 해피엔딩이 아니라, 실패로 끝나면서 모두 좀비로 변해버린 결과를 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인지 이미 좀비들의 세상 속에서 좀비로서 살고 있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 무한도전 200회 특집의 피날레는 박명수 몰카였는데요. 정말 200회 특집답게 최고의 웃음을 선사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무한도전은 박명수 속이기를 한번 하다가 눈치백단 박명수에게 걸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100일간 치밀하게 준비해서 박명수 몰카를 드디어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보면서 행여나 박명수가 눈치 채면 어쩌나 하고 가슴 졸이면서도 상황이 너무 웃겨서 정말 배꼽을 잡았는데요. 그렇게 마지막 박명수의 물벼락을 시원하게 맞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속 답답한 체증이 쑥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박명수 한명을 속이기 위해, 수많은 스텝들과 밤샘 촬영에 따른 뮤직비디오 촬영팀, 안무팀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치밀하게 준비를 하고 고생을 했는데요. 그리고 100일 동안이나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들을 들여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데요.

하지만 우리 사회 속 현실은 어떨까요? 한 사람을 속인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 사회를 보면 인도 여자 좀비편에서 얘기했듯이 언론에 의해 국민들을 속이는 것은 너무도 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 진실이냐 거짓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또는 상업적인 이익이 되냐 안되냐에 따라 대놓고 속이는 것이죠.

그것에는 진실이나 증거는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증거는 없다면 만들면 되는 것이고, 진실이란 언론이 쏟아내는 보도나 기사가 바로 진실이 되어 버리니까요.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 습득이 빠른 소수에 의해 진실이 파헤쳐지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세상 속에서 떠도는 루머일 뿐입니다. 언론에 길들여지고 언론에 의해 정보를 습득하는 다수는 언론이 얘기하지 않으면 알 수도 없고 알려도 하지 않죠.

유재석 기부논란, 김태호 PD가 증명하려 한 것은?

또 한 가지 재밌는 결과가 있습니다. 제가 결과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김태호 PD가 정말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인데요. 저번 주 기부가 좋다 방영 이후 유재석은 왜 기부를 하지 않냐며 언론의 표적이 되고 많은 네티즌들로 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박명수 속이기 속에 잠깐 보여 진 내용 속에는 오히려 나머지 멤버들이 기부하게 되는 총액만큼 유재석이 가장 많이 선뜻 기부하겠다는 모습이 들어있었죠.

그렇게 저번 주 방영분에는 그 내용이 편집되어 보여 지지 않았었는데요. 결국 그런 사실을 모르는 기자와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보여 지는 그 부분만으로 유재석은 기부를 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고 유재석을 비난하게 된 것입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한 가지는 김태호 PD가 의도적으로 그 부분을 빼고, 유재석에게 기부를 강요하며 비난하게 되는 현실을 직접 증명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현실은 그렇게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또 한 가지는 김태호 PD가 유재석이 비난 받을 줄 몰랐다가, 그것이 논란이 되자 이후 해당 부분만 다시 따로 찍어 이번 주 박명수 속이기편에 살짝 끼워 넣어 논란을 무마시키고, 방송을 신뢰하는 시청자들에게 진실과는 무관하게 증거가 없다면 증거를 만드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시청자들은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전자든 후자든 인도 여자 좀비편과 박명수 속이기편에서 무한도전이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정말 이 모든 것이 의도된 것이라면 김태호 PD의 연출이나 기획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암튼 이렇게 무한도전은 200회 특집을 통해서 시원한 웃음 뒤로 결코 가볍지 않은 답답한 현실의 실태를 제대로 꼬집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무한도전 200회 특집이 재밌었냐 재미없었냐를 떠나서, 왜 200회 특집에서 좀비편을 다시 한 번 기획했고 박명수 속이기를 시도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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