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독단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비례대표 출당은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에서도 '제2의 김현아'가 탄생할 판국이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은 '박근혜 탄핵사태' 당시 바른정당에 입당하고자 했으나, 자유한국당이 출당시켜주지 않아 당적을 바꾸지 못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당 내부는 바른정당과 통합에 찬성하는 안철수계와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반대파가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통합 추진 과정에서 수차례 독단적 행보를 보이면서 국민의당은 분당의 수순을 밟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기습적 전당원투표 실시, 분산 전당대회 추진 등 독단적 행보로 제왕적 당 대표란 비판에 직면해있다. 결국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창추위에 이름을 올린 의원만 18명이다. 24일에는 신당의 당명을 '민주평화당'으로 정하는 등 본격적인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

통합 찬반 측에 속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재파 의원을 포함하면 민주평화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안철수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송기석 의원은 지난 2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재 상태로 유지된다면 (중재파의) 상당수는 반대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역구 의원만 해서도 사실상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상황도 충분히 예측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민주평화당에 이름을 올릴 통합반대파 의원 중 비례대표 3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통합반대파가 창당할 신당에 의원직을 유지하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들을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24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한 안철수 대표는 비례대표 출당 문제와 관련해 "비례대표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으로 당선된 분들이다. 그리고 비례대표 분들은 한 지역이 아니라 전국에서 모든 유권자들이 모이고 모여서 한 분 한 분 비례대표가 결정이 됐다"면서 "개인이 아니라 정당을 보고 투표 해서 선출된 분들이기 때문에, 그것(출당)은 지난 총선 민심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22일 오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 집단 퇴장한 가운데 김현아 의원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표의 이 같은 생각이 결국 '제2의 김현아'를 탄생시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탈당이 아닌 분당 수순에 의해 두 개의 당으로 쪼개지는 것이기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을 놔주는 게 정치 도의적으로 맞다는 의견도 있다. 안 대표의 통합 파트너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비례대표는 출당시켜줘야 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유승민 대표는 "정치인은 정치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면서 "바른정당 만들 때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비례대표였다. 그분이 저희와 뜻을 같이 했는데 한국당이 출당을 안 시켜줘서 한국당 내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이 알아서 하실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복수의 언론은 비례대표를 출당시켜줘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23일 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국민의당 '중재파' 이용주 의원은 "(비례대표는)그 당시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보고 유권자들이 표를 준 것"이라면서 "그와 다른 당으로 변모한다면 그 비례대표들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주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면 해결될 문제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의원은 "그러한 부분은 시간이 가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안철수 대표는 (출당에) 반대하고 있지만 조만간 백의종군 2선후퇴한다고 했고, 유승민 대표는 합당된 당의 지도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3명만 문제가 아니라 13명 비례대표 전체에 대해 출당조치를 취해 그분들이 다시 새로운 정당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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