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고대영 전 KBS 사장이 해임된 후 24일 업무복귀를 앞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가 새 사장의 조건으로 적폐청산 의지, 도덕성, 정통성, 전문성 등을 꼽았다. KBS새노조는 새 사장 선출방식과 관련해 먼저 정상화의 물살을 탄 MBC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신속하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KBS새노조는 23일 '파업승리 특보'를 통해 KBS 새 사장의 조건과 선출 방식을 이사회에 제언했다. KBS 사장 임명에 관한 권한은 현행 방송법상 KBS이사회에 있다.

KBS새노조는 새 사장의 조건으로 적폐청산 의지와 정통성을 먼저 꼽았다. KBS새노조는 "새 사장의 첫 번째 과제는 뭐니 해도 적폐 청산"이라며 "적폐를 청산하고 부역 인사들의 책임을 묻지 않는 이상 KBS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간 이어진 언론 적폐와의 싸움을 구성원들과 함께해 온 인사여야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개혁의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KBS 전경 (미디어스)

KBS새노조는 "단지 KBS 출신이어서 잘 안다거나, 저명한 인사, 원로라는 타이틀만으로는 당면한 KBS의 개혁과 청산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며 "무엇보다 정치권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낙하산 사장을 노리는 이들은 또 하나의 적폐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KBS의 미래를 책임질 역량도 새 사장의 조건에 포함됐다. KBS새노조는 "미디어 환경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엄혹해지고 있다"며 "새 사장은 공영방송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함께 KBS의 생존을 위한 확실한 전략과 비전을 지닌 방송 전문가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장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MBC 사장 공모 절차를 예시로 들며 신속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해 MBC 사장 선출 과정에서 최종후보 3인의 정책설명회와 최종면접 등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과 MBC 구성원들로부터 질의를 접수하고 이를 면접에 반영하기도 했다.

MBC 사장 최종후보 3인 정책설명회 인터넷 생중계 화면 갈무리

KBS새노조는 "MBC 신임 사장의 선임 과정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며 "모든 과정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졌고 제한적이긴 했지만 국민들과 구성원의 참여 또한 보장되었다"고 설명했다. KBS새노조는 "국민들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국가기간방송 KBS의 새 사장 선출은 MBC보다 더 투명하고 더 많은 참여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KBS 이사회는 내일(24일)로 예정된 간담회를 시작으로 새 사장 선출 일정과 방식 등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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