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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재미도 의미도 없던 박원순 출연[이주의 BEST&WORST] JTBC <착하게 살자>, MBC <라디오스타>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8.01.20 11:09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가볍지 않은 리얼리티 예능 <착하게 살자> (1월 19일 방송)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착하게 살자>

실제 교도소 생활을 주제로 한 JTBC 예능 <착하게 살자> 방영 전에도 그랬지만 아마 첫 회를 두고도 호불호가 굉장히 갈릴 것 같다. 더욱이 세트장이 아닌 실제 경찰서와 유치장, 교도소에서 촬영했다는 점은, 제작진으로서는 리얼리티를 강화하려는 수단으로 볼 수 있지만 일부 시청자 입장에서는 ‘공권력 허비’라고 비판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교도소 미화 논란’이라는 과제는 제작진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임에 틀림없다. 

첫 회를 보니, 적어도 제작발표회 당시 “범죄 미화 및 희화화 의도가 전혀 없다”던 제작진의 말은 진심이었던 것 같다. 김보성, 유병재, 김진우, 권현빈, 박건형 등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과정부터 제작진의 진지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어차피 예능이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처음부터 교도소에 모여 촬영을 시작해도 별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착하게 살자>는 가짜 방송을 만들거나 ‘지인 찬스’를 쓰면서까지 출연자들이 범죄에 휘말리는 상황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실제 수사관이나 변호사를 투입해 상황의 진지함과 현실성을 높였다.

특히 박건형의 ‘범인도피죄’ 재판의 경우, 예능이 아니라 모의재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건형은 뺑소니 사고를 낸 임형준의 도피를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건형의 말 한마디, 표정과 제스처 하나까지 모두 진술서에 기록하는 등 실제 수사관이 박건형을 조사하는 모습은 흡사 다큐멘터리처럼 매우 꼼꼼하게 리얼리티를 만들어낸 대목이었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착하게 살자>

출연자들이 교도소에 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건, 두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예능의 측면에서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한 발판이고, 또 하나의 측면에서는 출연자들로 하여금 교도소 생활을 가벼이 여기지 않도록 만드는 역할도 했다. 물론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교도소 안에서 출연자들의 모습은 이 상황을 절대로 예능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의 생활을 묘사하는 내레이션도 매우 건조했고, 중간 중간 나오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도 교도소 생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어떠한 미화 의도도 없어 보였다. 

2회부터는 수감자들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더욱 긴장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도소 생활, 치열한 법정 공방 등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요소들은 충분히 많다. 첫 회에서 보여준 진지한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방영 전의 논란을 어느 정도 잠식시키고 몰입도 높은 예능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주의 Worst: 재미도 의미도 없던 시장님 출연 <라디오스타> (1월 17일 방송)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김흥국과 박원순 시장, 김이나 작사가 그리고 ‘잘 모르게쒀요’ 랩으로 SNS 스타가 된 개그맨 고장환. MBC <라디오스타>는 오프닝에서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짤 수 없는 조합”이라고 소개했다.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만들지 않았던 조합이라는 건 굳이 그런 조합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들이 안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김구라는 박원순 시장의 출연에 대해 “1박 2일 동안 방송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사람은 인자하고 좋은데 재미는 너무 없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혹평은 과장이 아니었다. 박원순 시장의 인간성이나 서울 시장으로서의 능력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예능 출연자로서의 능력과 적합성을 따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섭외는 실패한 카드였다. 

그나마 ‘보수’, ‘정몽준 회장님 라인’을 표방했다가 결국엔 박원순 시장과의 막걸리 뒤풀이까지 제안한 ‘흥궈신’ 김흥국이 있었기에, ‘김흥국-박원순 콤비’로나마 박원순 시장의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있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사실 “김구라 자리 차지하려고 나왔다”는 소개 멘트부터 무리수였다. 정치인 홍보성 출연 논란 질문에 “오늘 신문 안 봤냐? 여론조사 했는데 게임 끝났던데”라고 과도한 자신감을 보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저는 예능인이다”라고 정체성까지 바꿀 모양새였다. 오프닝에서 보여준 무리수에 이어 본격 토크 시간에는 고장환 랩 따라하기, 지코에게 전수받은 랩 따라하기, 김흥국과의 ‘호랑나비’ 듀엣무대 등 개인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보는 사람이 더 민망했던, 개인이라고 하기엔 매우 무리가 있었던 시도들이었다. 

<라디오스타>에서 ‘정치인’ 혹은 ‘서울 시장’ 박원순의 모습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제작진도 그걸 의도한 건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예능인’ 혹은 ‘예능에 출연한 사람’으로서의 어떤 기대치를 보여줘야 하는데, 박원순 시장의 정치성향과는 무관하게 그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의미를 전혀 모르겠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가령, SBS <동상이몽 너는 내 운명>에 출연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존에 보여준 시장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평등을 외치고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성남 시장의 모습과는 달리, 부부 사이에서는 동년배들과 비슷하게 ‘현실 남편’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간극에서 오는 재미가 있었다. 

박원순 시장의 예능 출연은 의도가 어찌됐든, 예능으로서는 실패한 섭외였다. 그러니까 앞으로 무분별한 정치인 섭외는 없는 걸로. 정치인 출연이 누구에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게쒀요, 오께이.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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