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가 ‘상품권 페이’ 지급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예능·교양 상품권 협찬 수익 49억 원 중 22억 원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밝혔다.

SBS는 18일 ‘SBS프로그램의 상품권 지급 조사 결과 및 대책’을 내놓았다. SBS는 “상품권 부당지급 당사자들께 사과드리며 앞으로 갑질 논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약속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SBS 목동 사옥 (사진=연합뉴스)

SBS는 “2016년 9월 말, <동상이몽>은 카메라 용역회사에 용역비 58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상품권 8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며 “용역회사가 용역비와 상품권 일부를 <동상이몽> 제작에 참여한 카메라맨들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겨레21>에 보도된 카메라맨에게는 현금 800만 원과 상품권 170만 원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상품권 페이’가 SBS 전반에 걸친 문제라는 것도 인정했다. SBS는 “일반 출연자 사례나 장소 제공, 아이템 제보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상품권이 예능과 교양의 다수 프로그램에서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됐다”며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하여 부적절하게 사용된 사례들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PD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 SBS 전체가 자성하고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동상이몽' 피디가 제보자를 색출하고 협박하는 통화가 있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SBS는 “1년 반 전의 일이고 카메라맨과 직접 이 문제를 얘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담당 피디가 이를 확인하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간 대화 내용”이라며 “언성이 높아진 상태라 담당 피디의 말이 듣기에 따라 위협적으로 들릴 수 있겠으나 제보자를 색출하고 협박하기 위해서 한 전화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향후 대책에 대해선 ◇3월부터 예능 프로그램 상품권 협찬을 전면 폐지하고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도 본래 용도와 다른 상품권 사용을 일절 금지하며 ◇지급된 상품권은 당사자와 협의하여 현금으로 바꾸어 지급하고, ‘상품권 페이’와 관련된 제보자나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분들에게 일체의 차별과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할 것 ◇‘상품권 페이’관련 신고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방송갑질 119’ 관계자는 “당사자에게 최선을 다해 사과를 해야 하는데 부족하다”며 “녹취록을 듣고도 협박이 아니라고 하는 태도가 웃길 뿐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보자나 이의 시정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다’는 추상적인 약속만 했다. ‘상품권 페이’를 제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이익 때문에 감추고 살았다”며 “명확한 제보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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