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제 소재가 모두 고갈 되었나?'라는 생각 말이다. 어느 예능프로그램을 보든 모두 다른 프로그램에서 한 것들을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 한다는 의미를 내세우며 방송을 제작하고 이것을 자신들 마음대로 편집하여 내보내고 있지만 이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식상'을 느낄 정도로 재미없고 따분하다. 이는 리얼 버라어이티에서 토크 예능프로그램으로 갈수록 더 심해진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멤버들의 애드리브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종종 신선한 소재가 나와 큰 웃음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토크 중심의 예능프로그램은 너무나도 식상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이제는 식상을 넘어 짜증을 유발할 정도이다. 토크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게스트가 한정 되어있다 보니 하는 멘트가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가수가 출연하면 이번에 나온 신곡을 부르는 게 전부이며, 개그맨들이 나오면 자신이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만들어낸 유행어를 재현하고, 영화인이 나오면 자신이 나오는 영화를 홍보하고, 활동이 뜸한 스타들이 나오면 저마다 대어급 캐스팅이 되었다든지 오직 자신들 자랑하는 이야기에 바쁘다. 오직 자신들의 수익에만 연연하여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쩔 때에는 '이게 무슨 예능프로그램인가? 상업적 방송이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는 약과이다. 어차피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소속사의 이익을 목적으로 방송 활동을 하기 때문에, 토크의 중심이 상업적 말 멘트라고 치자. 그러면 문제가 해결 될까? 아니다. 이렇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 상업적 방송에서 벗어나면 더 큰 모습 식상, 그 자체 '폭로'라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토크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으면 모든 출연진들이 나와 자신의 과거나 동료의 과거를 폭로하는 것 밖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화요일의 토크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은 강호동이 너무나도 출연진들의 과거를 캐다보니 출연진들은 저마다 폭로 할 것을 준비해오는 것처럼 건들면 온갖 과거를 폭로한다. 80~90년대 신비주의 스타들이 비밀을 폭로하게 하는 방식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다른 요일에 진행하는 토크 예능프로그램도 거의 '폭로전'과 다를 바 없는 토크 예능프로그램 진행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토크 예능프로그램이 같은 MC가 진행하고, 같은 방송국 내의 토크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제자진이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토크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처음에는 게스트에게 비위를 맞춰가며 온갖 좋은 말을 하는 등 띄워주는 듯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메인 MC나 주변 MC들이 게스트들이 당혹할 만한 소재를 던진다. 이에 당황한 게스트는 예상 밖의 내용을 말하게 되고, 이는 토크 예능프로그램의 전형적인 언론 플레이로 이어지게 된다. MC가 처음부터 게스트에게 폭로를 요구하고, 이에 당황한 게스트가 자신도 모르게 온갖 비밀을 포로하게 되고, 이를 다시 제작진이 자신들의 시청률, 즉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악하게 사용 하는 식의 악 순환이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토크 예능프로그램의 현 상황상 게스트들이 새로운 캐스팅 소식이나 새롭게 나온 신곡 등을 가지고 몇 시간에 이르는 방송 분량을 채울 수는 없다. 이러기에 폭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현재 토크 예능프로그램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릴 정도로 너무나도 과한 듯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어느 소재이든 그 하나만을 가지고 계속해서 똑같은 웃음을 요구하다보면 시청자들은 처음에 '식상'을 느끼게 되고 이가 계속 지속되다 보면 결국 시청하지 않게 된다.

이는 지금의 토크 예능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너무나도 과한 폭로전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 하려고 한다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청자들을 떠나고, 이는 결국 시청률 하락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 폭로전 중심의 진행 방식을 바꾸고, 프로그램 내의 코너를 이용해서 예전처럼 신선한 웃음을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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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연예계라는 뜻의 '시본연'처럼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글을 쓰고, 이로 많은 네티즌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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