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방송될 SBS 새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주연으로, 이승기-신민아가 최종 결정됐다. 이승기의 파트너를 두고, 유력했던 신세경을 비롯, 전지현, 산다라박을 제치고(?) 신민아가 낙점된 것. 이로써 '이승기-신민아'는 동국대 선후배관계로, 드라마에서 또 다른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현재 드라마 <동이>에서 활약 중인 한효주와 함께, 지난 해 시청률 40%를 뛰어넘었던 <찬란한유산>의 상속자 이승기가 1년 여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터라, 그의 파트너는 선정과정부터 화제가 됐었다. 특히 인기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히로인이자, 신세대스타로 주가가 최고조에 이르던 신세경이 물망에 올라, 더욱 관심을 끌어냈었다.

여기에 전지현, 2NE1 산다라박이 여주인공 구미호 경쟁에 가세하면서, 캐스팅 전쟁은 후끈 달아 올랐다. 신세경과 견주어 스타성에서 전혀 밀려지 않는 전지현과 산다라박이라면, 누가 간택된다 해도 충분한 경쟁력과 이슈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사로서도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오보였으나, 이미 여러 차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신세경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분위기상 그녀의 승차가 임박했음을 예감케 했다. 그러나 마지막엔 조용한 물밑작업을 진행했던 신민아로 결정됐다. 유력주자들을 제친, 일종의 반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승기의 파트너 - 신민아가 최선이었을까?

선정과정에서 어떠한 점이 작용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제작사 쪽의 일방적인 선택인지, 신세경을 비롯한 여배우 측에서 거절 사인을 보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전지현의 경우, 소속사와 결별을 준비하는 상황이라 올해 안에 안반극장 복귀는 힘들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정도다. 그렇다면 신민아 선택은 최선이었을까?

신민아가 충분한 휴식기를 거쳤으며, 다수의 CF에 출연하며 여전히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연기력면에서 흠잡을 데가 딱히 없는 배우란 사실도 플러스로 작용한다. 문제는 그녀가 가진 흥행성, 스타성이다. 전단지(CF광고)만 돌린다고 상품이 잘 팔리진 않는다. 오히려 신민아 브랜드는 떠오르는 신세경이나, 한물갔다는 평가를 듣는 전지현보다 낫다고 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출과 대본을 담당하는 제작진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어떤 배우가 무슨 캐릭터를 연기하느냐도 중요한 흥행요소로 작용한다. 그동안 신민아가 출연해 대박을 낳았던 작품이 없었다. 이 점을 배우라는 요소에서 접근할 때, 연기에 문제가 있었다기 보단, '신민아'라는 브랜드가 시청자에게 매력을 주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미남이시네요’, ‘환상의 커플’ 등을 집필한 홍자매(홍정은·홍미란)가 극본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으로, 5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구미호(신민아)가 우연히 봉인에서 풀려 난 후, 인간 이승기와 핑크빛 동거동락을 그릴 예정이라고 한다.

로맨틱판타지를 지향하는 한다는 건, 폭넓은 대중성보단 젊은 세대에 어필하기 좋은 컨셉에 가깝다. 사실상 <찬란한유산>과 같은 초대박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봐야 한다. 반면 <지붕뚫고 하이킥>과 같이 매니아를 중심으로, 폐인을 양산하고 화제성을 폭발시킬 여지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좀 더 이슈를 양산할 만한 카드를 택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스타성은 있으나 아직은 연기력이 뚜렷하게 검증된 바 없는 산다라박이나, 안방극장 복귀가 소속사문제로 늦어지게 된 전지현은 논외로 하더라도, 신세경 카드를 외면한 건 아쉽다.

신세경의 경우, '지붕킥'이 가져 온 스타성에서 일종의 거품을 야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점이 오히려 드라마를 홍보하기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었다. '지붕킥'의 후속작이란 사실만으로도 그녀의 연기변신에 기대를 품는 시청자가 적잖다. 내용의 성패를 떠나, 일단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사실이다. '지붕킥' 신세경과 '구미호' 신세경을 비교하며, 그녀의 스타성을 시청자의 눈으로 재차 검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뚜렷한 기대감이나 화제에 올릴 만한 이슈가 없는 신민아의 경우, 배우자체가 주는 홍보효과는 상당히 미약하다. 철저히 이승기에 업혀 가는 형국이다. 스타마케팅의 일방통로. 단순히 외모적인 접근이 아닌, 캐릭터 구미호가 신민아와 얼마나 싱크로율이 맞아 떨어질 지,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 어차피 캐릭터가 입혀지지 않은 캐스팅이라면, 신민아가 신세경보다 최선이었다고 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비록 드라마 외적인 측면에선 신민아가 신세경에 밀린다해도, 정작 중요한 건 드라마의 내적인 측면이다. 지금부터는 신민아 한 사람이 아닌, 이승기와 함께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시선이 모아진다. 주사위는 던져 졌다. 이승기와 좋은 호흡으로, 그녀가 최선이었음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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