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프로야구는 평일 경기 시작이 6시반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뭐, 여러가지 입장들이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퇴근"하는 시간이라는 거. 분명 감안해야 할 부분인 듯 한데요.
그렇기에 경기의 시작, 그 순간만큼은 야구중계를 움직이는 가운데 접하는 야구팬들도 상당하다는 거.

스포츠 채널들이 매일 전 경기 중계를 해주는 행복한 대한민국의 야구팬들,
이번 주 금요일 중계 일정표를 보며 움직이는 야구중계의 면면도 같이 한번 살펴볼까요?

보시다시피. 4개 구장의 모든 경기를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합니다만...
이 가운데 아직 TV앞에 앉지 못한 이들이 접할 수 있는 야구중계는 잠실과 문학 경기뿐입니다.
보는 방법도 2가지, 먼저 지상파 DMB로 볼 수 있는 잠실-QBS중계, 문학-U1중계, 하지만 이런 시청은 아직 수도권에 해당하는 안타까움이 있죠.
공교롭게도 이 경기들은 원정팀인 삼성과 롯데의 연고지, 대구와 부산의 민방이 라디오 중계를 하기에 대구지역과 부산지역에선 역시 이동 중 라디오 청취가 가능합니다.

지역적인 한계가 있긴 합니다만..
보며 즐길 수 있는 DMB와 전통적인 방식, 야구중계의 원조라 할 라디오. 이 둘이 움직이는 야구중계의 현재 대명사인 듯한데요.

뭐, 스포츠의 특성상 보면서 즐기는 가치는 다른 어떤 것보다 크게 자리 잡을 터, 특히 다양한 기록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야구는 더욱 그 가치가 큽니다.

비록 DMB로 나오는 방송이 모두 스포츠 채널에서 제작한 야구중계를 다시 받아서 채널만 DMB채널로 방송하는 것에 불과합니다만...
지역방송들도 한때 DMB가 좀 더 큰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가정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콘텐츠가 바로 이 야구중계였다는 거죠.
상황들을 보는 것보다 더 좋은 설명은 없고, 야구처럼 매 순간순간이 짧게 짧게 나뉘는 종목은 정말 DMB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서울에선 다니며 내내 보게 되더군요. 약간의 문자중계처럼 타구장 소식이나 뉴스도 겸하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TV중계보다 라디오 중계가 더 힘드실 해설자와 캐스터. TV에 비해 라디오는 얼굴도 안나오죠.

그러나 라디오중계만의 강점, 그 고유의 특징과 매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운전자들에겐 야구중계를 보며 운전하는게 상당한 위험이 될 터, 듣기만 하는 라디오 중계가 안전합니다.

야구란 종목의 특성을 볼 때, 상황을 자세히 듣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 그리기 쉽고, 계속적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라디오 중계의 특징은 분명 강점입니다.

오히려, DMB의 경우, 이동 중이거나, 짧게 짧게 시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중계가 아닌 스포츠 채널의 중계를 받아서 하는 것이기에, 라디오 야구중계에 비해, 부족하고 못한 부분도 있다는 겁니다.
전통적인 매력과 그 고유의 강점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라디오 중계, 야구팬들이라면 한번쯤 빠져든 경험들이 있으실 듯합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자율학습 시절 참 몰래 많이 들었던 라디오의 주된 대상은 야구중계였습니다. 머릿속에 그려지던 잠실구장의 풍경, 가슴이 뛰었다는 거.

많은 분들이 야구중계가 이뤄지는 공간, 그 사람들이 궁금하시기도 할텐데요. 해설자와 캐스터가 위치하는 현장이야 TV와 라디오, 차이가 없습니다만, 화면을 만드는 공간과 다르게, 라디오 야구중계는 방송국에 위치한 주조정실이 주된 역할을 합니다.

TV제작에 비해 바쁜 건 아닙니다만..그렇기에 중계를 하며, 내내 멘트를 하셔야하는 해설자와 캐스터를 제외하곤 나머지 스탭들은 간식도 먹죠.
그래도 또 여러 고민과 그에 따른 다양한 시도가 존재하는 라디오 야구중계, 최근에는 상당히 듣기 힘든 모습이죠. -나마 지역방송에선 전경기 중계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이번 주말 잠실에서 펼쳐지는 두산과 삼성의 경기는 대구지역에 나오는 대구방송 외에도 "KBS 2라디오"와 "원음방송" 라디오 중계도 함께 한답니다.

한번쯤, 여러 경험을 위해. 또 그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라디오를 켜보시면 어떨까요?

어찌됐던 이제 곧 퇴근. DMB나 라디오를 키고, 주파수와 채널을 찾으며 야구를 찾는 분들이 더 쉽고, 다양하게 야구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 뭐, 라디오 야구중계를 제작하러 갑니다만..-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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