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면서 다수의 매체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여파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인 것이 공통점이었다. 물론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은 꽤나 가파른 편이어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포함한 소규모 중소기업에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체들이 전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상황뿐인지에 대한 의문도 피할 수 없다.

언론이 이처럼 최저임금에 대한 부정적·공격적 보도에 치우치자 5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음식문화거리를 찾았다. 김 부총리는 업소들을 돌면서 최저임금상승의 부담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에 대해서 안내했다.

김동연 부총리가 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방문해 소상공인 사장님들에게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물을 직접 나눠주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연합뉴스]

일자리 안정자금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하는 정책으로, 연초 쏟아진 최저임금 관련 기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정부는 전국 4천여 개에 접수처를 마련해 지원신청을 받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30인 미만 고용주에게 190만 원 미만의 노동자 1인당 매월 13만 원을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노동자 1인당 월 13만 원의 지원은 당연히 인상된 최저임금 전부를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지만 영세한 자영업자 등에게는 그래도 한숨을 돌릴 수준은 될 수 있으며, 당연히 받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쏟아진 최저임금 보도에 비해 이 정책의 홍보는 충분치 않았다.

거리로 나와 직접 자영업자들을 만난 김동연 부총리가 지난 나흘간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이 근로복지공단 기준으로 300여 건에 그치고 있다고 말한 부분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특히나 장기간 근무자뿐만 아니라 단기간 고용하는 알바생을 구분하지 않고 190만원 미만이면 모두 지원한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3조 지원 시작 …자생력 확보 시급 (CG) [연합뉴스TV 제공]

5일 보도된 아파트 경비노동자 94명 전원해고 소식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올 여파는 만만치 않다. 이처럼 최저임금 후폭풍이 존재하는 것에는 분명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정책을 알지 못한 결과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파트 관리인이나 경비원의 경우는 30인 이상일 경우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일자리 안정자금이 존재한다는 것은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에게 중요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충분히 홍보하지 못한 정부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초에 쏟아진 무수한 최저임금 관련 기사에 정작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가 포함된 경우는 드물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토록 중요한 사실이 누락된 최저임금 보도는 치명적인 실수거나 혹은 의도적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5일 김동연 부총리의 업소 방문활동을 보도한 매체들로 인해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알려질 수 있겠으나, 이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제목부터가 일자리 안정자금이 아니어서 제목만 보고 지나치는 요즘 뉴스 소비행태를 본다면 홍보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정부의 더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언론이 하지 않으면 정부가 스스로 할 수밖에는 없지 않겠는가.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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