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광물자원공사 문제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기록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법 개정안 부결에 앞장 선 이유를 밝혔다. 20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반대토론으로 부결시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경영은 재기불능에 가깝다. 홍 의원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6900%다. 그 정도의 부채비율을 가지고 존재할 수 있는 회사는 지구상에 없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연합뉴스)

그는 “2008년 이전에는 전체 투자금액이 10조가 안 됐다. 이명박 정부 때 33조를 투자했고, 확정된 손실이 공식적으로 13조3천억이다. 비공식적으론 최소 20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볼레오 동 광산 사업이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꼽힌다. 홍 의원은 “멕시코의 볼레오 동광산은 미국 수출입은행이 ‘개발 가능성이 낮고 멕시코의 회계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철수한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현재도 공식적으로 투입한 금액이 1조 6천억 원인데 적자가 1조 6200억 원”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법안이 부결되면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부도 위기를 맞았다. 법정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기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송기헌 의원)이 발의하고 여야 합의를 통해 법사위까지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건 이례적이다.

현재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완전 자본잠식상태다. 2018년 회사채 만기 규모는 6650억원에 달한다. 이에 이번 개정안으로 법정자본금 증액을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부결로 인해 빠르면 올해 상반기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월에 해외 사채 5억 달러의 만기가 다가오는 데 현재로는 차환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파산한다면 정부가 사채 원금을 갚아야 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부도가 난다면 2001년 한국부동산신탁 이후 두 번째 공기업 부도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부결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