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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설 자리 좁히는 안철수의 독단통합 반대파, '개혁신당' 로드맵 만들기 돌입…국민-바른 통합정당, 최악의 경우 4당 전락할수도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1.05 08:4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최악의 경우 신당 창당까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안 대표의 독단적인 통합 추진이 국민의당 분열로 제3지대의 영역을 좁히고, 애써 만든 다당제 구조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이미 '개혁신당' 로드맵 만들기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박지원 의원은 "1월 말까지 보수대야합 합당 전당대회 저지를 1차 목표로 하지만, 그래도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추진한다면 개혁신당을 만들어 확실하게 갈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통합 찬성파 측과) 같이 갈 수도 없고 또 같이 갈 필요도 없다"면서 "개혁신당 로드맵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나갈 의원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통합 반대파는 교섭단체 구성을 자신하며 대량탈당을 예고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신당에 참여할 의원 수가 "20명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 의원의 예상대로라면 국민의당 의석이 39석인 점을 감안했을 때 말 그대로 국민의당이 '두 동강'이 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안 대표의 독단적인 통합 밀어붙이기가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대표의 국민-바른 통합 추진 인위적이고 매끄럽지 못한 과정을 밟아왔다. 안 대표는 지난 10월부터 국민의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흘리며 통합 분위기를 조성했다. 호남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형성됐지만 안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는 의원총회가 예정됐던 지난달 20일에 초강수를 뒀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의원총회에 앞서 오전 11시 15분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찬반을 두고 자신의 당 대표직 재신임을 전당원투표에 부친 후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안철수 대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돼있는 국민의당 전당원투표 결과 74.6%가 안 대표를 재신임했다. 안 대표는 이 결과를 기반으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협의체에도 자신과 가까운 이언주, 이태규 의원을 배치해 반대파의 의견은 듣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철수 대표의 이러한 독단적 밀어붙이기는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탈당을 생각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교섭단체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탈당은 어렵지 않겠냐는 예상이 주를 이뤘었다. 그러나 안 대표가 수차례에 걸친 일방적 결정으로 통합 반대파를 궁지로 몰았고, 결국 '개혁신당' 창당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들게 된 것이란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국민의당이 두 동강 날 경우 국민-바른 통합의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확실한 통합 반대파 의원의 수는 26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다. 통합 반대파가 이 인원을 모두 유지하며 탈당할 경우 잔류 인원은 13명 뿐이다. 국민의당에서 명확하게 통합 찬성으로 분류되는 의원이 12~13명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럴 경우 바른정당이 11명 의석을 모두 유지하며 국민의당 통합파화 합당을 성공시킨다고 해도 통합 탈당파의 신당과 비슷한 규모의 정당이 된다. 사실상 통합이 아니라 안철수 대표 스스로 의석을 줄이는 셈이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의원들까지 감안하면 통합정당이 3당이 아닌 4당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국민-바른 통합정당과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10.5%에 그쳤다.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이 5.1%, 바른정당 지지율이 6.3%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지지율 합계보다 오히려 낮아진 수치다. 반대파 의원들의 신당 지지율은 2.8%였다.

결국 안철수 대표의 독단적 선택이 제3지대의 분열을 조장하고 저변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4·13총선에서 안 대표가 호남 의원들과 함께 중도 깃발을 들고 만든 다당제 구조가 파괴되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양당 체제가 회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tbs교통방송 의뢰로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유·무선 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9%,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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