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2018년, PD수첩이 정상 재탈환이란 목표를 가지고 귀환했다. 1월 4일 한학수 PD, 박건식 PD, 유해진 PD, 김재영 PD가 40여명의 기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은 변화된 모습으로 과거의 영광을 넘어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와 ‘민주주의’. PD수첩은 이 두 질문을 앞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스텔라 데이지호 사건’과 ‘국정원’이다. 계속되는 안전사고에 국가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수년간 질곡에 빠진 민주주의를 돌아본다는 의미다. 이 둘을 통해 앞으로 PD수첩의 핵심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PD수첩 기자간담회 사진(MBC 제공)

프로그램에 대한 경영진의 개입 근절도 약속했다. 한학수 PD는 “최승호 사장의 개입은 절대 없다. 이전에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사장과 제작진으로 조심하는 사이다. 사장은 경영을 하고, 우리는 피디의 길을 걸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보수정권 동안 있었던 제작 개입은 더 이상 없다는 다짐이다.

신뢰도 회복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박건식 PD는 “JTBC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건 팽목항, 태블릿 PC에서 보여준 집요함에 있었다. 이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학수 PD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 부탁했다. 그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조급하면 실수할 수도 있다. 단기간에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기에 여유를 가져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반론을 충실하게 듣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한학수 PD는 “균형적인 방송의 핵심은 충실한 반론이다. 이를 위해 당사자들의 반론을 더 들을 것이다. 그걸 통해 시청자들이 판단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관련자들의 반론을 듣고 이를 진실로 녹여가겠다는 얘기다. 또한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지만 과장하지 않을 것이다. 취재 대상도 PD수첩을 보고 ‘졌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취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성원들의 다양성도 강조했다. 한학수 PD는 “PD수첩에는 12명의 PD들이 있다. 우리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등 신구의 조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젊은 PD의 관심과 취향도 프로그램에 녹일 것”이라 밝혔다. 외부 인력에 대한 손길도 내밀었다. 그는 “‘본사 인력만’ 같은 기득권을 누리지 않겠다. 외국의 독립피디나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라도 환영”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업은 PD수첩이에요” 2005년 태어난 아이와 함께 지방으로 피신을 가는 고난을 겪었던 한학수 PD의 부인이 그에게 전한 말이다. PD수첩으로 돌아온 PD들도 사명감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프로그램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제보하고 싶은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믿고 보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꿈이나 희망이 아니라 실현하기 위한 각오다. 믿고 지켜봐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가 다루지 않았다면 그건 다룬 게 아닙니다” PD수첩은 지난 6월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미 다뤘던 ‘스텔라 데이지호’ 사고를 첫 방송 주제로 다룬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학수 PD는 “기존에 나왔던 취재,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다. 평가는 시청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PD수첩은 달라진 모습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1월 9일 PD수첩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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