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10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TV조선·채널A·MBN 등 종편 3사는 저녁종합뉴스에서 관련보도를 한 건도 내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해당 조사결과를 발표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TV조선의 경우 "이 문제를 '정치 공방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라도 되는 양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인 KBS 역시 저녁종합뉴스 보도건수가 1건에 그쳐 SBS(14건), MBC(4건), JTBC(8건) 등과 차이를 보였다.
민언련은 3일 지난 10월 제기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지상파 3사(KBS,MBC,SBS)와 종편 4사(TV조선,채널A,JTBC,)의 관련보도 건수를 전수조사한 리포트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TV조선·채널A·MBN 등 종편 3사는 메인뉴스인 저녁종합뉴스에서 관련 보도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 관련 방송사 보도량 비교(2017/10/16~2018/1/1,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난 10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누락된 세금도 납부하지 않은 채 4조 40000억 원의 돈을 찾아갔다고 밝힌 바 있다.
민언련이 관련의혹이 최초 제기된 지난 해 10월 16일부터 2018년 1월 1일 사이 7개 방송사가 방송뉴스 혹은 온라인용으로 포털에 송고한 관련 보도 건수를 조사한 결과, 저녁종합뉴스로 한정할 경우 SBS가 14건, JTBC가 8건, MBC가 4건, KBS는 1건, TV조선·채널A·MBN은 0건으로 집계됐다.
민언련은 "저녁종합뉴스가 아닌 그 외 방송 보도를 모두 포함해도 순위는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며 "온라인 송고용 기사를 더하면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SBS의 관련 보도는 총 51건인 반면 채널A의 총보도량은 1건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민언련은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는 심하게 침묵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TV조선은 저녁종합뉴스에서는 이 소식을 일체 다루지 않았다"면서 "TV조선뉴스의 <정치권 압박에…“차명계좌 과세 다시 점검”>의 경우 제목에서는 '정치권 압박'을 강조하고 기자도 "4조 4000억원을 이 회장이 세금을 제대로 안 내고 찾아갔다는 것이 정치권 일부의 문제 제기다"라고 말하며 이 문제를 '정치 공방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라도 되는 양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앵커 역시 '정부해석에 따라 세금을 천억원 가량 더 낼수도 있습니다'라는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멘트를 내놓았다"며 "또 특검 당시 밝혔던 사회환원 방침에 대해서도 방법이 결정되면 대국민 약속을 지키겠다고 설명했다'라는 삼성의 입장을 덧붙여 놓고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채널A와 MBN에 대해 민언련은 "채널A는 이 기간 '뉴스A라이브'에서 이 소식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심지어 이 보도는 사회·생활 뉴스를 모아놓은 보도"라면서 "MBN의 경우 방송 보도 대신 내놓은 온라인 보도조차 부실했다. 사안을 받아쓴 것이거나 단신, 혹은 속보였다"고 꼬집었다.
또 민언련은 KBS보도에 대해서도 "'뉴스9'에서 유일하게 내놓은 1건의 관련 보도는 당시 상황을 재점검하겠다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단순 전달하고 있다"며 "12월 8일 경찰이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을 단행하자 소식을 전했는데 이 역시 '받아쓰기 보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SBS의 경우 저녁종합뉴스에 나온 14건의 보도 중 6건이 단독이었고 이 중 3건의 보도가 당일 톱보도로 배치되었는데 이와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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