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축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2:0 으로 이기고 2010 남아공 월드컵 분위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미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안겨준 허정무 호는 월드컵을 1달여 앞두고 펼쳐진 2번의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대중들에게 해외 월드컵 최초의 16강이라는 목표는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애초 대중들은 메시의 아르헨티나 등 우리보다 피파(FIFA) 랭킹이 높은 적 팀을 상대로 16강을 진출 하는 것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최근 펼쳐진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높아진 수비력과 시원시원하게 풀리는 2:1 패스와 슛, 그리고 세트피스 상황 등은 대중들을 만족 시켰고, 상황은 예전보다는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대중들은 예전과는 달라진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며 이를 남아공 월드컵의 응원으로 이어 나가는 등, 곳곳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캠페인일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는 이러한 분위기를 못 받아주고 있는 듯싶다. 2002년 월드컵 당시에는 모든 사회가 일제히 2002 한일 월드컵에 모든 기력을 쏟아 부었지만, 지금은 사회 곳곳에서 남아공 월드컵의 축제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늘을 기준으로 17일 밖에 안남은 남아공 월드컵을 망치는 곳은 지상파 3사를 들 수 있다. 지상파 3사가 월드컵 분위기를 망치는 이유는, 애초부터 중계권 협상 결렬 등으로 남아공 월드컵의 분위기를 망쳐 놓을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수준이 예상한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애초 SBS가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하면서 어느 정도의 마찰은 예고되었었지만, 지금 지상파 3사들은 억지 이유를 내세우며 국민들의 볼 권리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는 지상파 3사마다 다른 심의 기준이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 시즌이 다가오면 늘 등장하는 가수들의 월드컵 송에 대한 지상파 3사의 심의 기준은 극명하게 다르다는 부분은 예전부터 지적 되어 왔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단 한 부분도 시정된 것이 없어 보인다. 아니 지금의 상황을 더 잘 표현하면 이는 보복성 심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성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KBS와 MBC에서는 방송 불가능 판정을 받았지만, 남아공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SBS에서는 방송 가능 판정을 받았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같은 이유로 가능과 불가능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이번에 남아공 월드컵의 월드컵 송인 ‘승리의 함성’은 KBS와 MBC, 그리고 SBS에게는 모두 상업성과 관련된 이유로 찬반이 엇갈렸다. KBS와 MBC는 심의를 받기도 전에 특정 기업의 CF에 월드컵 송이 삽입 되었으므로, 이는 상업성을 띄고 있다며 방송 부적절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SBS는 CF에 쓰이긴 했어도 이것만 가지고 상업성을 띄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방송 적절 판정을 내렸다. 지상파 3사는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판결 했지만, 결과는 모두 달랐다. 마치 헌법 재판소의 판사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따로 내어 과반수로 위헌 여부를 결정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과반수, 즉 다수결의 원칙이 객관성이 있다고 해도 나는 이러한 지상파 3사들의 판결에 모두에 객관성을 부여 할 수 없다.

마치 헌법 재판소의 판결이 나오면 진보와 보수 측이 나뉘어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가장 먼저 이들의 이러한 판결은 너무나도 자신들의 의견을 많이 표출하고 있기에 이러한 판결은 객관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표현 하자면, “SBS는 중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 송으로 분위기를 띄우면 더 많은 광고주를 얻게 되고, 이는 수익으로 이어지는 반면에 KBS와 MBC는 월드컵 송의 인기를 높혀 남 배만 불려 줄 수 없다”라고 표현 할 수 있다. 즉 SBS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KBS와 MBC는 남 배부른 꼴은 못 본다는 어이없는 신념으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소리이다.

또 왜 ‘상업성을 기준으로 두고 보는 방향이 다르냐’도 객관성을 부여하지 못하는 데 관련이 있다. 또 KBS와 MBC는 심의 전에 삽입 되었으므로 안 되고, SBS는 상관이 없다는 소리인데, 이 부분도 모순 덩어리이다. 이는 결국 KBS와 MBC, SBS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따지다보니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서로 다른 의견 때문에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터지고 있다는 소리이다. 이는 즉 어느 부분을 가지고 갑론을박을 따져도 현재 지상파 3사의 행동은 모두 월드컵 분위기를 가라앉게 하고 있다는 소리이다. 전문적인 해설 위원과 좋은 제작진, 그리고 좋은 제작 프로그램 등으로 대중들에게 월드컵 현장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더 생생하게 전해야 할 지상파 3사가 이러고 있으니.

어찌 보면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KBS와 MBC. 언제는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위해 자신들이 꼭 중계를 해야만 한다더니 이젠 그것을 이루지 못하자 SBS가 잘 되는 꼴을 못 보겠다는 식으로 반대하는 것은 80년대 경영 방식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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