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거침이 없습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을 꿈꾸는 것도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습니다. 혹 16강에 올라가지 못한다 해도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월드컵 본선에서 선보일 것이라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는 생각입니다.

한국 축구의 상승세가 대단합니다. 조직력도 서서히 탄탄함을 갖춰가고 있고, 어떤 분위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최근 A매치에서 4연승을 거두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동아시아컵 일본전 3-1 승리를 시작으로,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마저 2-0으로 완파하더니 남미의 다크호스 에콰도르에도 2-0 승리, 그리고 일본에 또 한 번 2-0으로 이기면서 결과적인 면만 놓고 봐도 완벽함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일본에 완승을 거둔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경기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요구하는 전술적인 움직임에 선수들이 잘 녹아들면서 조직력이 점점 탄탄해지고 있고, 특유의 압박플레이와 협력 수비 또한 옛 위용을 갖춰가고 있으며, 주 전술 외에 다양한 전술, 작전을 맞춰보면서 변화무쌍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부분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 한 점이라고 봅니다. 또한 연이은 승리로 자신감에 찬 선수들의 플레이가 더욱 시원시원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눈에 띄는 좋은 점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요. 우리가 본선에서 상대할 팀들과 지금까지 4연승을 달리면서 맞붙은 팀들과의 레벨차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도 그 나름대로 최정예의 진용을 갖춘 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축구'를 구사한 것은 허정무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주축 자원인 해외파들의 기량 역시 이름대로 탄탄함을 자랑하고 있고, 국내파들 역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고픈 굳은 의지가 더해져 주전급 기량을 갖출 만큼 성장해 '해외파에 쏠린' 한국 축구의 이미지도 어느 정도는 많은 변화를 이뤘다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에 이름도 없었던 이승렬(서울), 김재성(포항) 등은 이제 확실한 자원으로 성장했으며, 주전으로 1년 넘게 뛰지 못했던 골키퍼 정성룡(성남) 역시 '대선배' 이운재(수원)의 아성을 넘어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주전, 비주전이라는 개념에 상관없이 선수들 모두가 탄탄한 기량, 개성 넘치는 플레이를 보이는 것은 충분히 본선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공-수 전환 부분이라든가 세밀한 패스플레이, 세트 피스 등 정확도가 떨어져 있는 부분들은 앞으로도 충분히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입니다. 또 현재의 분위기에 도취돼 정작 본선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고, '완벽한 팀'으로서 면모를 더욱 갖춰나가고 있는 부분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선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1,2월의 부진을 딛고 3월 이후 점점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와 거의 유사합니다.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 본선에서도 거침없는 한국 축구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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