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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과했던 ‘화유기’ VS 뻔한 내용, 신선한 전개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이주의 BEST&WORST] tvN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 tvN <화유기>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12.30 12:07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뻔한 내용, 신선한 전개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 (12월 28일 방송)

tvN 드라마 스테이지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

짧은 단막극이었지만, 허투루 소비된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장면에 계약직의 서러움과 처절함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은행 계약직 오문숙(박희본)은 위급상황에서 가장 먼저 엘리베이터를 발견했지만, 정원 초과라는 이유로 엘리베이터에서 쫓겨난 꿈을 꿨다. “내게 던져진 구명조끼 따위 없었다”는 신세한탄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은 계약직의 운명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사실 계약직, 비정규직의 서러운 현실을 다룬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다. 드라마, 다큐멘터리로 많이 다뤄진 소재다. 그럼에도 tvN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가 새로운 건, 작품 제목에도 나와 있는 탬버린 덕분이다. 회식에서 돋보이기 위해 섹시댄스 학원을 다니고, 출퇴근길 최신가요를 들으며 암기하고, 급기야 탬버린을 배우는 학원까지 생긴 웃지 못할 트렌드를 반영한 드라마다. 

tvN 드라마 스테이지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려 했던 문숙은 “회식에서의 능력이 유효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결국 탬버린 개인 레슨까지 받으러 왔다. “정말 살고 싶어요. 이런 탬버린 같은 걸 들고서라도 말이죠”라는 문숙에게 탬버린 레슨은, 단순한 여흥이 아니라 일종의 생존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배운 탬버린은 정규직 전환에 도움이 되는 발판이 아니라, 상사의 술 접대문화나 장모 칠순잔치 분위기 띄우기용으로 활용되면서 “그냥 웃긴 년”으로 전락했다. 

한 달 만에 실적을 모두 채웠던 인턴도, 걸그룹 최신 가요를 정복했던 계약직도, 탬버린을 물아일체 정신으로 흔들었던 계약직도 결국 해고되거나 계약직 신세로만 남았다. 그들을 이긴 건 뛰어난 능력이 아닌 ‘낙하산’이었다. 인맥으로 입사한 신입 정직원 때문에 계약직들의 전쟁에 가까웠던 경쟁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 주의 Worst: 과해도 너무 과했던 <화유기> (12월 23일 방송)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초유의 사태였다. 드라마 막바지에 ‘쪽대본’ 사태로 아슬아슬하게 방송 시간을 맞추게 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초반부터 방송 사고가 있었던 적은 처음이다. tvN <화유기>는 방송 2회 만에 ‘방송 사고’와 ‘결방’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방송 사고의 뒤에는 스태프 추락사고라는 더 큰 사고가 있었다. 방송사 측은 공식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정작 피해자 가족 측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는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 드라마가 채 빛을 보기도 전에 악재가 겹쳤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뉴스보다, 그 외적인 뉴스가 드라마를 집어삼킨 한 주였다. 

그렇다면 정말 안타깝게도 외부 요인 탓에 드라마 자체가 빛을 보지 못한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화유기> 첫 회는 모든 것이 과했다. 손오공, 삼장법사, 마왕, 사오정, 저팔계 등이 인간 세계에 내려와 산다는 설정도 다소 과했지만, 그것이 드라마 콘셉트이므로 넘어갈 수 있다 치자. 설정만큼이나 캐릭터도 과하다 보니, 드라마가 붕 뜬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우마왕(차승원)과 손오공(이승기)의 투샷이 자주 나오는데, 두 사람의 캐릭터는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면모가 있다. 겉으로는 잘나가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회장이지만 사실은 요괴들의 소굴을 운영하는 우마왕, 인간 세계에 내려와 우마왕에 집에 얹혀살면서 천계로의 복귀를 기다리는 손오공은 모두 능글맞은 독불장군 같은 캐릭터다.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두 캐릭터의 에너지가 모두 강하다보니 시너지 효과보다는, 오히려 둘 다 빛을 발하지 못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말도 안 되는 농담에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웃어주며 떠받드는 우마왕 캐릭터는 어쩐지 MBC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 <화유기>의 운명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최소 1주일 결방이 공식화됐고, 그 이후에도 정상적인 재개 상황은 불투명해 보인다. 설령 방송을 재개한들, 싸늘하게 식어버린 여론이 다시 브라운관 앞으로 갈지도 모르는 상황. 이 같은 외부요인 뿐 아니라, 드라마 자체로도 손 볼 곳이 많아 보인다. 스타작가 홍자매의 복귀작, 이승기의 제대 복귀작인 <화유기>가 그저 ‘잠깐 눈인사’에 그치는 수준이 될지, 우여곡절을 지나 제대로 된 인사를 하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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